[0730]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게 된 아일랜드 정부가 내놓은 긴축 예산 관련 첫 법안이 의회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

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8일 아일랜드 정부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선보인 자동차 연료세 증액안이 의회에서 통과돼 아일랜드 역사상 가장 가혹한 긴축안이 첫 관문을 뚫게 됐다고 보도했다.

아일랜드 의회는 이날 60억유로 규모의 재정 확충을 내용으로 하는 2011년도 예산안 가운데 자동차 연료에 대한 세금 증액을 목표로 하는 법안을 82 대 77의 근소한 표 차로 승인했다.의회는 내년 2월까지 복지예산 삭감안 등을 표결 처리하는 등 각종 긴축 관련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킬 방침이다.

브라이언 레니헌 재무장관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아일랜드 국민들에게 악몽과 같은 시련이 닥쳤다” 며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복지 관련 지출과 공공 부문 임금을 크게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긴축안에는 아동보육 지원비 삭감과 △소득세 감면기준 인하 △공무원 연금 감액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혜택 축소 △최저 임금 인하 등이 포함됐다.아일랜드 정부는 2014년까지 150억유로의 재정 감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이를 위해 내년에 정부지출을 45억유로 줄이고 세수를 15억유로 늘릴 계획이다.

긴축안이 계획대로 시행될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도 현행 32%에서 2015년까지 3% 이내로 낮아질 전망이다.그러나 이날 긴축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의회 주변에서 반대 집회를 여는 등 아일랜드내 반발 기류가 여전하다.노동당 등 야당의 반발도 적지 않아 향후 긴축 관련 법안들이 모두 통과되려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아일랜드발 재정적자가 유로존 변방으로 전염될 것이란 우려가 불식되지 않으면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간 성장률 차이가 (유럽 단일 통화에)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스를 방문중인 스트로스칸 총재는 “유로존이 재정적자를 해결하기 위해선 각 국가가 저마다의 해결책을 찾기 보다는 포괄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강조했다.이와 관련,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는 “스트로스칸 총재가 유로존 분열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유로존내 부국과 빈국간 입장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