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은 민간소비 성장에 힘입어 1990년대 말까지 고성장을 지속해 왔다. 국내 경제성장은 수출 중심으로 주도되다 민간소비로 그 확장세가 옮겨졌다. 민간소비 확장은 TV홈쇼핑을 비롯한 대형마트 인터넷쇼핑 등 새로운 유통업체의 등장,신용카드 보급,저축률 감소,자산 증대에 따른 소비 팽창 등이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새 유통업태 중에서도 TV홈쇼핑은 편리한 쇼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탄탄한 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소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대형마트가 주도한 기업형 유통의 확장은 대형 소매업체들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재래시장이 소매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8년 85%에 달했지만 2009년에는 46%까지 급감했다.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재래시장 비중은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과거처럼 급격한 비율 변화를 보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 유통업은 성숙기를 지나 저성장 시대를 맞고 있다. 업태별로 차별적 성장은 있겠지만 유통산업 전체 성장률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과 비슷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태별로 볼 때도 이미 상위업체들에 의한 시장 통합이 많이 진행된 상태라 계속해서 과점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비는 내년에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겠지만 국내외 유동성 팽창에 대한 경고 및 부동산 경기의 지속적인 침체 등으로 인해 성장 모멘텀은 약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업태별 차별적 성장이 예상돼 해외사업 성장기회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간소비는 GDP 증가율과 비슷한 움직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2.7% 늘어나 올 성장률(4%)보다 둔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분기별로 볼 때는 완만한 상승세를 탈 것으로 판단된다. 대우증권 경제팀은 내년 1분기부터 4분기까지의 민간소비 증가율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2.2%,2.6%,2.8%,3.3%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향후 소비 변화에 대한 의도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0월 117로 최고치에 오른 뒤 횡보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절대적인 경제성장률 수치보다 그 변화 폭에 더 영향받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심리는 큰 상승을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강세를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소비편의성 추구로 TV홈쇼핑 수혜 전망

업태별 차별적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소비패턴 변화 중 하나는 편의성 추구다. 이로 인해 홈쇼핑 편의점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온라인쇼핑을 포함한 홈쇼핑은 소매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내년 성장률은 15%로 전망된다. 홈쇼핑은 편의성 추구와 함께 상품 구색에 유동성을 발휘할 수 있고,고객 수요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매출 성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국내 홈쇼핑 산업은 유료방송 시청 가구 수의 포화로 인해 구조적 성장단계를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매출성장 패턴이 있어 경기전망을 면밀하게 주시해야 한다. 내년에는 경기회복과 소비심리 강세가 예상되므로 산업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구매패턴도 홈쇼핑 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홈쇼핑 회사들은 이 같은 산업 성장세를 발판으로 시기에 맞는 상품 구성 변경,새로운 품목 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양한 매출경로 개발,방송네트워크 확보 등의 전략으로 업체 간 차별화된 성장이 예상된다.

올 3분기까지 홈쇼핑 업체들의 매출은 현대홈쇼핑이 28%,GS홈쇼핑 18%,CJ오쇼핑 16%의 증가세다. TV부문은 시청 가구 수 확산에 따른 구조적 성장단계를 지나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기적 성장단계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경기회복에 따른 중 · 상위층 소비 확대가 매출을 견인했고,홈쇼핑사의 상품 믹스 전략에 힘입었다. 인터넷 부문은 TV부문보다 매출 성장에서 강세를 보였는데 저가 제품뿐만 아닌 고가 상품도 온라인 주문이 활발해지고 있는 덕을 봤다.

TV홈쇼핑에서 가장 성장률이 큰 상품군은 의류와 화장품인데,중소형 의류와 화장품 브랜드는 오프라인 유통경로 확보가 쉽지 않아 홈쇼핑을 선호하고 있다. 매출비중이 크게 줄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가전제품이다. 다양한 유통경로가 존재하고 제품 브랜드 파워가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