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억만장자이자 세계적 투자자인 워런 버핏이 5000만달러(약 569억원)를 기부한 국제적 핵연료은행이 세워진다.이로써 평화적 목적의 민간 원자로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을 제공하는 핵연료은행 설립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 자료를 인용,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는 국가들이 핵연료봉을 직접 만드는 대신 국제핵연료은행을 설립해 핵연료를 제공받는 방안에 대해 35개 이사국 중 28개국이 찬성,가결됐다고 보도했다.이날 투표에서 베네수엘라와 튀니지,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아르헨티나,에콰도르는 기권했으며 파키스탄은 사전에 표결 불참을 선언했다.

버핏은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핵연료은행은 안전한 세계를 건설하기 위한 투자” 라며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가진 무기의 확산은 인류가 직면해 있는 최대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핵연료은행이 발전용 우라늄을 공급할 경우 민간 원자로에 필요한 연료를 연료봉 형태로 해당 국가에 제공하면서 각국이 자체 연료 생산 및 개발 과정을 통해 핵무기 확산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핵확산 방지의 한 방법으로 평가된다.

핵연료은행의 설립은 2006년 말 버핏이 5000만달러를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버핏의 제안에 이어 지난해 3월 쿠웨이트 정부는 1000만달러를 내놓기로 했고,미국과 유럽연합(EU),노르웨이,아랍에미리트(UAE) 정부도 동참하면서 현재 기부금 총액은 1억5700만달러에 달한다.

새 핵연료은행이 어디에 설립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전문가들은 이 은행이 원자로 1기를 가동할 수 있는 80t 규모의 연료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AEA가 직접 새 핵연료은행을 지원할 경우 그간 정치적인 이유에서 핵연료의 상업적 공급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온 국가들을 안심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