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로 이름이 바뀐 아파트형 공장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산뜻한 건물외관에다 입주기업들의 편의에 초점을 맞춘 내부설계를 선보이면서 아파트형 공장이 오피스빌딩 수준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평가다. 건물 규모도 크고 높아지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풍부한 녹지공간 확보로 쾌적한 업무가 가능한 아파트형 공장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강 · 바다 · 산 등의 조망권을 강조한 곳도 등장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건물 전체를 업무를 위한 공간으로만 설계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입주업체 종사자들의 감성까지 자극하는 '3세대 아파트형 공장'이 대세"라고 설명했다.

◆샤워실에 체력단련실까지

최근 분양에 들어간 지식산업센터에는 입주 기업들의 편의를 높여주는 시설이 대거 마련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처음으로 조성되는 지식산업센터인 '대우 송도스마트밸리'는 지하 1층~지상 23층에 연면적 약 29만㎡ 규모(63빌딩의 1.7배)의 아파트형 공장,지상 28층의 기숙사동과 근생시설 등 총 6개동으로 구성된다. 워낙 대규모여서 아예 기숙사동이 따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는 기숙사와 보육시설을 비롯해 세미나실 대회의실 체력단련실 등이 마련돼 업무와 생활을 건물 안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옥상정원을 특화하고 중앙광장을 넉넉히 조성해 건폐율 39.97%의 친환경 녹색 산업단지로 꾸며진다.

SK건설이 공급하는 '광명테크노파크'에는 입주 기업들의 제품을 전시 또는 홍보할 수 있도록 컨벤션센터와 비즈니스센터가 조성된다. 또 체력단련실 카페테리아 유아놀이방 같은 부대시설도 마련되며 각 층에는 다양한 규모의 회의실도 갖춰진다.

한화건설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서 분양 중인 '구로 한화비즈메트로'에는 지하 2층에 운동이나 밤샘근무를 마친 입주기업 종사자들을 위한 남녀 샤워실이 마련될 예정이다. 자전거보관소 공용회의실 공용창고 등이 조성되고 4층,11층,옥상에 야외 정원도 꾸며진다.

한화건설은 지식산업센터 자체 브랜드로 '비즈메트로'를 도입하고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지식산업센터가 첫 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입주자 편의에 초점을 맞춰 건물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이 처음으로 지을 아파트형 공장인 서울 독산동 코카콜라 부지의 '현대 지식산업센터'에도 공원 휴게시설 등이 갖춰진다. 현대건설은 이곳에 최첨단 유비쿼터스시스템을 적용하고 대규모 업무시설 및 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차별화할 계획이다. 규모는 연면적 17만5585㎡에 이른다.

◆아파트 못지않은 조망권

이제 조망권은 아파트에서만 선호도 1순위가 아니다. 지식산업센터에서도 강이나 바다,산 등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 확보가 중요한 선택사항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시작된 조망권에 대한 선호도가 지식산업센터에도 퍼지면서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탁트인 조망권 확보가 가능한 고층부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건설이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인근에 짓는 '선유도 코오롱 디지털타워'는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현장에서 선유도 진입 고가도로 입구까지 걸어서 5분이면 도달할 수 있어 고층부에서는 탁트인 한강조망은 물론 선유도공원도 바라볼 수 있다.

'구로 한화비즈메트로'는 남산과 관악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서울디지털산업 1단지에서도 가장 높은 지대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 실내를 2면 또는 3면 개방형으로 설계해 조망권을 극대화했다. 한화건설은 우수한 조망권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 현재 14층에 전망을 직접 볼 수 있는 전망호실(쇼룸)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송도국제도시에 들어서는 '대우 스마트밸리'는 실내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현대 지식산업센터'도 고층으로 지어져 탁트인 전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파트형 공장도 소형이 인기

기존에 공급돼 온 지식산업센터들은 보통 100㎡ 이상으로 분양면적이 컸다. 때문에 소규모 기업들은 지식산업센터의 다양한 혜택을 받고 싶어도 분양면적이 커 입주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직원 수 10명 미만의 기업들도 지식산업센터의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전용 60㎡ 이하 소형 평형을 분양하는 지식산업센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구로 한화비즈메트로'는 안쪽으로 약간 휘어진 파사드 설계로 전용면적 59㎡의 소형 평형을 뽑아냈다. '선유도 코오롱 디지털타워'도 실별 분양단위 면적을 전용 57~225㎡ 등으로 다양화했다.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처럼 지식산업센터에서도 소형면적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소형 면적으로 실내를 설계하는 아파트형 공장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유선 한경닷컴 기자 yu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