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회의에서 쓰인 와인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갑작스런 특수에 긴급히 수입 물량 확보에 나섰다.

미국산 레드 와인 '온다도로'를 수입하는 나라식품은 G20 정상회의 만찬주로 쓰인 2006년산 제품이 품절되자 2007년산 와인 600병을 수입해 들여오기로 했다. 신성호 나라식품 마케팅본부장은 "2006년산 재고가 300병가량 있었는데 G20 만찬주로 쓰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열흘 만에 다 팔렸다"며 "들여왔던 2007년산 400병도 다 팔려 이번 주에 2007년산 600병을 비행기를 통해 추가로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라식품은 가격이 병당 45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인데도 대량 주문이 몰려들자 1회 최대 주문량을 1박스(750㎖?C12병)로 제한했다. 온다도로는 나라식품의 모회사인 동아원이 미국 나파밸리에 세운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에서 매년 3000병 정도 생산된다.

G20 재무장관 회의 만찬주로 쓰인 '바소'도 재고가 다 팔려 현재 900병을 수입해 통관 절차를 밟고 있다.

G20 비즈니스 서밋 환영리셉션에서 쓰인 '루뒤몽(천지인) 크레망'도 판매가 급증했다. 지난 4일 만찬주로 쓰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1주일 동안 1013병이 팔려 월평균 판매량(900여병)을 넘어섰다. 수입사인 수석무역 관계자는 "통상 3개월분 재고 2000병가량을 보유해왔는데 최근 주문이 급증하자 8000병을 급히 주문했다"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만찬과 오찬에서 사용됐던 샴페인인 들라모트(LG상사 트윈와인),화이트 와인인 클로 뒤발과 빌라우드-시몽(바쿠스와인),레드 와인인 샤토 레베쉐(롯데아사히주류) 등을 수입하는 와인 회사들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