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에 맞춰 경제월드컵으로 불리는 비즈니스 서밋(B20)이 10일과 11일 이틀간 서울에서 열린다. G20 국가 소속 기업을 비롯 34개국에서 120명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 회의는 국내외 CEO들의 화려한 면면만으로도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번 B20는 단순한 기업인들의 모임을 넘어 글로벌 경제의 향후 방향도 제시하게 된다는 점에서 G20 정상회의 못지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

G20 의장국인 우리나라의 제안으로 도입된 B20의 올해 주제는 '지속 가능한 균형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기업의 역할'이다. 이 주제 아래 기업인들이 교역과 투자, 금융, 녹색성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4개 의제를 집중 논의하는데 모두 G20에서 다뤄질 주요 의제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것들이다. 특히 B20에서 세션별로 토론과 합의를 거친 회의 결과는 G20 정상회의에 전달된다. 이는 B20가 단지 G20 정상회의의 부대행사가 아닌 독자적인 역할과 위상을 갖는 대목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못지 않게 민간 기업들의 기여도가 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B20의 새로운 역할은 향후 G20 정상회의에서도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가질 수밖에 없다. 종전 G20 행사에선 세계 정상들이 정한 아젠다를 기업들이 따라가기만 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기업들이 던지는 의제를 지구촌 정상들이 참작하고 이를 사후에 정책으로 반영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글로벌 기업들 간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신사업을 공동 모색할 수 있는 교류 협력의 장이 된다는 점도 B20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 올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녹색성장 등의 분야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발휘해 선진국 및 신흥시장 진출과 교류 확대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것을 예상해 본다. 내년도 G20 의장국인 프랑스도 정상회의와 기업인회의를 동시에 개최할 의향을 밝힌 만큼 올해 B20가 G20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바람직한 전통을 만들어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