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30일 비공식 자리에서 “중국과 일본 간 외교문제를 대외적으로 드러낼 경우 신중해야 한다.민심은 매우 약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일 원자바오 총리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간 나오토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를 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원자바오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희토류 수입 등과 관련 ,중국과 마찰을 빚자 중국 정부를 비난한 것을 염두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날 회의가 끝난 뒤 각국 정상들과 악수를 하면서 얘기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간 총리가 원자바오 총리에게 “(일중간) 회담이 열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자 원자바오 총리는 “나도 그렇다.어디에서 다시 한번 회담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은 간 총리가 회의장 대기실에서 다른 나라 정상과 환담을 나누고 있을 때 원자바오 총리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면서 자연스럽게 즉석 회동이 이뤄졌다고 전했다.하지만 중국의 주요 언론은 원자바오 총리와 간 총리의 비공식 회동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간 총리는 일·중 회담이 취소된 것과 관련,‘결정적 트러블’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간 총리는 기자단에게 “(정상회담 취소는) 결정적인 트러블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하면서 이달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서 일·중 정상회담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와 관련,‘대국에 어울리지 않는 소인외교’(아사히) ‘중국은 국제적으로 고립될 것’(요미우리) ‘중국이 관계 개선 노력에 찬물을 끼얹다’(마이니치) 등의 기사로 중국을 비난했다.

외교가에선 ‘마에하라 책임론’까지 나오고 있다.최근 잇단 대중 강경 발언으로 중국의 반발을 사온 마에하라 외상이 28일 하와이에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만나 ‘센카쿠는 미일안보조약 적용 대상’이라고 선언한 것이 일중 회담 취소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