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자영업지원단은 하루 매출이 10만원에도 못 미치는 영세한 자영업자들을 상담하며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

경기 안양1번가 중앙시장에서 13㎡(약 4평)짜리 여성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이순희씨(53)는 한 달 수입이 50만원이 안 될 정도로 영세한 초보 창업자였다. 남편의 사업도 매출이 '바닥'이어서 세 자녀 교육비 대기가 힘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지원단 소속의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나이가 들어 보이는 옷 색상과 4만~5만원 가격대가 유동 고객층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현재 진열한 옷 디스플레이를 바꾸는 방법을 알려줬다. 또 새 상품을 사들여 신 · 구 상품을 세트로 판매할 것을 권했다. 새옷을 사들일 거래처도 소개해줬다. 거래처는 자신이 창업시킨 의류점 경영자 중 1만~3만원대 여성의류를 취급하는 Y씨.양 원장이 Y씨와 만남을 주선해주자 이씨는 뛸 듯이 기뻐했다.

경기도 동탄신도시에서 동태탕 체인점을 하는 김송임씨(48) 부부는 인근 경쟁점들의 메뉴가 순댓국 일색인 점을 감안,동태탕을 주력 메뉴로 삼았다가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었다. 이들 부부는 경기도 수원에서 6년간 순댓국집을 해오다 건물주가 갑자기 임대료를 2배로 올리는 바람에 생계 터전을 옮긴 케이스.하루 매출이 10만원대에 그치자 부부 간 갈등은 더 심해졌다. 김씨는 안양 관양시장 안의 상담장을 찾았다. 지원단의 최병진 BJ외식경영연구소장은 김씨에게 "메뉴를 순댓국으로 바꾸되 차별화를 위해 원재료를 어린 돼지머리에서 늙은 돼지머리로 바꾸고 가격을 1000원 더 올리면 매출이 늘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씨는 상담장을 나서며 "순댓국을 하자던 남편 주장에 따를 수 있게 돼 가정 불화가 사라질 것 같다"며 환한 표정을 지었다.

지원단은 경남 창원시에서 경양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안수진씨(48)를 상담했다. 올 들어 매출 부진에 시달리던 안씨는 업종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가게 문을 닫고 한 달간 안절부절못하다 '창업 · 자영업 전국 로드쇼'의 창원 상담장으로 달려왔다. 안씨는 시설을 뜯어고칠 자금조차 없었다. 상황을 파악한 지원단은 안씨에게 가게 이름을 '골목길'로 바꾸고 내부 수리가 필요 없는 '7080풍 요리주점'으로 매장 컨셉트를 잡으라고 주문했다. 벽면을 장식할 골목길 사진 30여점을 이메일로 보내주고 세부적인 메뉴 구성도 알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