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 신한금융 사태 추궁
이백순 행장에 동행명령장 발부
[국정감사] "羅회장. 교포주주 차명계좌 1000개이상 관리"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관리해온 1000여개의 차명계좌가 일본 교포주주 및 국내에 있는 친인척 명의라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됐다. 라 회장의 차남이 차명계좌 비자금의 일부를 재개발 사업에 활용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신건 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정무위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라 회장의 차명계좌 생성과정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의원은 "1982년 신한은행 설립 당시 재일교포 주주 670명이 50억엔을 투자했는데 매년 10%씩 지급하는 배당금을 일본으로 보낼 수 없는 국내법 때문에 교포주주들이 1인당 2~3개,많게는 수개씩 통장을 본인 또는 친인척 명의로 개설해 전체수가 2000여개가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은행설립준비단장을 맡았던 라 회장이 이를 관리해 오다 1993년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실명 전환되지 않은 '1000개+알파'의 차명계좌를 계속 관리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보낸 50억원은 이들 차명계좌 자금의 극히 일부라는 것이다.

그는 이번 신한 내분 사태를 '이백순 행장의 치밀한 계획 아래 진행된 하극상'이라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신상훈 사장이 차명계좌 정보를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공했다고 의심한 이 행장이 지난 6월부터 시내 P호텔에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신 사장 측 인물들을 인사조치하는 등 모종의 전략을 수립하기 시작했다"며 "지난달 2일 이 행장이 신 사장 방에 들어가 '사표를 내든지 고소당하든지 알아서 하라'고 폭언을 했고 신 사장이 사퇴를 거부하자 바로 고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라 회장의 차남이 1992년께 신한은행 입사 후 고속승진을 거쳐 지주 자회사인 신한 PE 이사 재직 후 사퇴했으며 이후 서울 공평동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라 회장의 비자금을 활용했다"는 새로운 의혹도 제기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국내에 체류 중임에도 불구하고 국감증인으로 불출석한 이 행장에 대해서는 "불출석 사유가 합당하지 않다"며 여야 합의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출국한 라 회장은 24일 일본 도쿄에서 재일교포 주주들을 만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 회장이 30일 열리는 이사회나 그 전에 자진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김형호/강동균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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