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개성공단 건설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면 중국이 진행하고 있는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에 남북이 공동 진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른바 '창지투(長吉圖) 선도구'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동북 지역의 창춘(長春)~지린(吉林)~투먼(圖們)을 잇는 대규모 두만강 유역 개발 프로젝트다.

창춘에서 두만강에 이르는 광범위한 영역을 단일 경제벨트로 묶어 동북아 물류 거점으로 삼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이 지역 인구는 약 1090만명,면적은 남한의 약 73%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2800억위안(약 457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려면 두만강에서 동해로 통하는 뱃길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북한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북한도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을 계기로 이 프로젝트에 적극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안병민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산업의 황폐화,식량 부족,경제 파탄을 해결하기 위한 돌파구로 창지투 개발사업 참여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창지투 프로젝트 참여를 계기로 중국식 개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동용승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내 경제특구 확대가 쉽지 않은 장기 과제라면 창지투 개발 사업에 남북이 공동 진출해 공단을 조성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향후 중국 동북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요충지를 확보할 수 있고 중단된 남북 경협의 우회로를 트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지투 개발을 계기로 북 · 중 간의 경제협력과 밀착이 강화되면 남북관계는 북한에 부차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창지투 프로젝트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