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유럽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일부 지역에선 불도 들어오지 않는 낡은 시설을 갖춘 가옥이 0.46㎡(0.14평) 당 3만유로(4500만원)의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독일 주간 슈피겔은 16일 “유럽 주요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며 “특히 런던과 로마,파리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보도했다.

슈피겔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선 ㎡당 1만2500유로(1900만원)에 거래되는 지역도 나왔다.심지어 파리 생망데가에 있는 수도물이 안나오고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6층짜리 낡은 건물의 화장실 크기(5제곱피트) 방조차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부동산 업자들은 3만유로의 예치금에 ㎡당 6000유로라는 집세가 ‘비합리적’이라고 고개를 젓고 있지만 그 것에 아랑곳 없이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파리 시내에서 주요 아파트와 주택들은 ㎡당 6700유로에 거래되고 있다.생제르맹데파리 같은 인기 주거 지역은 가격이 ㎡당 1만2500유로까지 치솟았다.크리스티안 르페브르 파리 중개인협회장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조사에 따르면 파리에선 30제곱피트짜리 조그만 아파트를 간신히 마련할 수 있는 30만유로를 가지고 릴에선 넓은 정원이 딸린 고급주택을 살 수 있고,마르세이유에선 파리의 4배 크기인 120제곱피트짜리 아파트를 시내 중심가에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런던에서도 50∼60㎡짜리 아파트가 인기인데 대략 35만유로 안팎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벽에 회칠이 군데군데 돼있거나 지하실에 쥐가 뛰어다니거나,창문이 하나밖에 없는 허름한 거주 공간들이지만 ㎡당 평균 7000유로(1000만원)이란 높은 시장가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런던의 경우 글로벌 경제위기로 한때 부동산 가격이 주춤했지만 최근 2∼3년간 15% 가량 가격이 회복되며 위기 이전과 별반 다를바 없는 상황이다.심지어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주요 교통기관이 집결하는 교통요지의 경우 주변지역이 급속히 현대화되면서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이처럼 유럽 주요 도시들에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독일 베를린과 스페인 마드리는 아직 부동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도시로 평가됐다.슈피겔은 “파리나 런던의 절반 가격으로도 베를린에선 모든 가재 도구와 시설이 잘 갖춰진 알찬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