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방이동에서 커피&와플 전문점 '카페베네'를 운영하고 있는 성주연씨(39).전업주부로 지내다 '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해 9월 점포를 열었다. 성씨가 첫 창업 아이템으로 커피전문점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장사에 비해 깨끗하고 깔끔하다는 이미지 때문이다. 성씨는 "본사에서 직접 로스팅한 원두 등 모든 제품을 공급해 주니까 따로 신경쓸 일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상권이 좋아 한 달 매출 5000만~6000만원에 순이익 1200만~1500만원을 올린다.


◆토종 커피전문점 성장 선택폭 넓어져

최근 창업시장에서 커피전문점 열풍이 뜨겁다.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브랜드 점포가 늘어나고 있고 중저가 테이크아웃형 점포들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주부 등 여성 창업자나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의 창업 아이템 1순위로 꼽히는 게 바로 커피전문점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커피는 사계절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1999년 다국적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의 국내 상륙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해마다 10~20%의 성장세를 보이며 10년 만에 6000억원 규모 시장으로 커졌다.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등 국내 토종 브랜드들도 해외 브랜드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갖추면서 창업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 커피전문점 시장이 커지는 배경 중 하나다. 카페베네는 음악방송,재즈 공연 등 문화 코드를 접목해 커피전문점의 주 고객인 젊은층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랜드 론칭 2년4개월 만에 3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엔제리너스는 천사 캐릭터를 활용해 여성들을 겨냥한 예쁜 인테리어를 내세웠고,할리스는 고구마라떼 등 우리 입맛에 맞춘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공동 창업,테이크아웃 등 방식도 다양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공동 창업,창업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소형 테이크아웃 점포 등 창업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반영한 가맹점 전개 전략도 최근의 커피전문점 창업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자바씨티'는 건물주와 본사 간 창업자금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공동 창업 방식으로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건물주는 점포 제공과 개설 비용의 90%를 투자하는 대신 본사는 개설 비용의 10%를 투자,경영을 책임지는 형태다.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테이크아웃 점포로 가맹점 확대 전략을 택한 가맹본부도 있다. '이디야'는 점포 공간을 10~17㎡(3~5평) 수준으로 줄여 점포 임차비용을 낮추고,이를 통해 커피값을 저렴하게 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전국 3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카페형 점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베이커리전문점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커피와 함께 케이크,빵 등을 즐기는 베이커리 카페를 선보였다. 아이스크림점 '배스킨라빈스'나 '하겐다즈'도 카페형 점포를 늘리고 있다.

◆초기 창업비 많이 들고 과당 경쟁 우려

운영이 수월해 보이고 남 보기 좋다는 이미지에 이끌려 섣불리 창업하는 것은 금물이다. 원두커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점포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당 경쟁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창업비용이 많이 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점포 규모나 상권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99㎡(30평) 기준 점포 임차 비용을 포함하면 창업비가 적어도 3억원 넘게 들어간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커피전문점 입지로는 도심 상권이나 대학가가 최적의 입지로 꼽힌다. 주말이나 휴일에 유동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은 피하는 게 좋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