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주식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코스피지수는 14일 3.61포인트(0.20%) 하락한 1815.25에 마감했다.역시 펀드 환매가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이날 투신권은 351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최근 이틀새 순매도 규모는 7518억원이다.대부분이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한 매도 물량으로 추정된다.

코스피지수가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여전히 긍정적이다.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공격적인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지속되고 있어 증시의 안정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이날 외국인은 4067억원 순매수하며 투신권의 매도 물량을 받아냈다.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도 “14일 지수 하락은 그동안의 단기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밤사이 해외에서는 긍정적인 소식과 부정적인 소식이 동시에 날아들었다.우선 관심을 끌었던 미국의 8월 소매 판매는 전월대비 0.4% 늘어 시장의 컨센서스(0.3%)를 웃돌았다.반면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한 독일의 9월 투자자 신뢰지수는 전달의 14에서 -4.3으로 곤두박질쳤다.이 여파로 미국 다우지수는 장중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0.17%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유럽증시는 국가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을 종합하면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외국인 순매수와 펀드 환매의 대결 구도 아래 1800∼1850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물론 조정 보다는 추가 상승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다.

문제는 추석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이다.늘 그렇듯이 연휴 이전에 주식을 팔고 갈지,그대로 들고 갈지 고민이다.특히 최근 국내 증시는 해외 경제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걸 감안하면 추석 연휴는 투자자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연휴 기간 동안 미국에서는 8월 주택착공건수(21일),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22일),8월 기존 주택판매(23일) 등 굵직굵직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매수 강도,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압력,코스피지수의 1800선 안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금은 ‘중용’(中庸)의 미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즉 공격적인 추격 매수와 적극적인 주식비중 축소 모두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곽 연구위원은 다만 “증시 주변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하되 외국인과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자동차 업종과 조선 업종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은 추석 연휴를 앞둔 투자전략과 관련해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대신증권에 따르면 1990년 이후 추석 연휴 직전 5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적은 총 20회 가운데 14회였다.확률로 따지면 70%다.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추석 연휴 직전에는 증권업종의 선전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증권업종은 20회 가운데 13회나 코스피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하면서 주요 업종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대신증권은 두가지 해석을 내놨다.우선 증권업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업종 고유의 위험이 적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첫번째 가능성이다.또 증권업종은 보통 3분기(7∼9월)보다 4분기(10∼12월)에 실적이 좋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취매의 관점에서 증권주를 순매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실제로 대우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주들은 이달 들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한편 삼성증권은 15일자 일일보고서를 통해 현대건설과 영원무역을 추천 포트폴리오에 신규 편입했다.현대건설은 올해 해외 수주 목표를 이미 초과했으며,하반기에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는 점을 투자 매력으로 꼽았다.영원무역은 3분기 성수기 진입으로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삼성증권은 또 단기 유망 종목으로 중국엔진집단을 추가했다.9월 신공장 완공으로 11월부터 빠른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국증권은 전방산업인 석유화학 산업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영풍정밀을 단기 유망 종목으로 새롭게 선정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