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원주의료기기 산업기술단지 내 메딕콘(대표 하동훈 · 41) 본사.10여명의 일본 바이어들이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업체가 개발한 여드름 치료기 '클리네' 생산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이 제품은 광조사(블루라이트)와 열을 융합해 여드름 염증을 치료하는 기능성 제품.메딕콘 측은 일본 바이어들과 클리네 39만대(1000만달러 상당) 수출계약을 맺었다.

메딕콘은 지난해 8월 출시한 여드름 치료기를 현재 일본,이집트,프랑스,사우디아라비아 등 2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동훈 메딕콘 대표는 "신생 의료기기 업체들은 국내외 판로 확보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며 "메딕콘 역시 제품의 성능이나 품질에는 자신 있었지만 팔 곳이 없어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헬스케어 미니클러스터(이하 미클)의 도움으로 수출 판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며 "해외 인증제도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미국 애틀랜타 의료기기 전시회,독일 메디카 전시회 등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는 올해 80억원어치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원주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신흥MST(대표 이준수 · 47)도 미클의 도움으로 해외시장 문을 열었다. 이 회사는 티타늄에 마그네슘 성분을 결합해 뼈가 빨리 생성되도록 하는 임플란트 기술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 내수에만 주력하던 이 업체는 올해 처음으로 터키,인도,태국 등으로 수출 물꼬를 텄다. 이준수 신흥MST 대표는 "기술경쟁력은 자신하고 있지만 레드오션(red ocean)인 국내 임플란트 시장만 노려서는 후발주자로서 이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음 목표를 중국 시장으로 잡은 이 대표는 "의료기기 업체가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까다로운 인증절차"라며 "현재 미클을 통해 중국 식품의약국(SFDA) 인증 획득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린헬스케어 미클은 2008년 설립돼 현재 40여개의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피부비만,의료용 소재,바이오스포츠 등 업종별,규모별로 맞춤형 지원에 나서고 있다.

누가의료기(대표 김홍제)는 2006년 경기도 광주에서 본사,공장,연구소를 모두 원주로 이전하고 30여건의 과제 및 정보,컨설팅 등에 참여했다. 그 결과 현재 52개국에 수출하며 전 세계 1500여개의 총판 및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전체 매출의 약 90%를 수출로 달성하고 있다.

네오비젼(대표 김경화)도 2008년 5월 샌드위치 공법을 적용한 콘택트렌즈를 개발한 후 미클의 도움으로 유럽품질인증(CE)을 획득했다. 이 업체의 지난해 수출액은 39억원으로 미클 활동을 시작한 2007년 대비 50% 증가했다. 현재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미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준비 중이다. 윤영역 한국산업단지공단 강원권 본부장은 "원주 의료기기 미클,동해의 바이오 미클,강릉의 첨단소재 미클을 연계할 예정"이라며 "강원도가 의료 융 · 복합단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광역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주=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