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그들에겐 특별한 뭔가가 있다’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교육 등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선 급성장하는 기업이 많다.반면 저성장 업종에선 이런 기업을 찾기가 만만치 않다.그러나 드물긴 해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있게 마련.미국의 경제전문 잡지 포천은 2일 성장 속도가 느린 산업에서도 최근 3년 간 두드러진 실적을 낸 7개 기업을 선정해 소개했다.괄호 안의 매출과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최근 3년 평균이다.

◆그린 마운틴 커피 로스터스(EPS 증가율 96%,매출 증가율 55%)

스타벅스는 개인들이 취향에 맞춰 커피를 마실수 있도록 했다.반면 그린 마운틴은 직장에서 더 많은 종류의 커피를 즐길수 있도록 했다.매출 규모는 10억달러로 스타벅스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이 회사는 ‘큐리그(Keurig)’라는 특허받은 1회용 캡슐 커피로 큰 인기를 끌었다.지난해 식음료 업종은 매출이 3% 감소했지만 버몬트주에 있는 이 커피 전문회사는 경쟁사인 티모시스와 튤리스를 인수한 뒤 지난해 55%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다.그린 마운틴은 지난달 포천이 선정한 100대 고성장 기업 순위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아마존닷컴(EPS 증가율 53%,매출 증가율 31%)

지난해 소매업 판매는 2.7% 감소했다.최대 할인점인 월마트의 매출은 0.6% 증가에 그쳤다.따라서 온라인 ‘백화점’ 아마존닷컴의 28% 매출 성장은 괄목할 만하다.온라인에선 필적할 만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이 아마존닷컴의 이같은 성장세를 가능케 했다.아마존닷컴은 지난해 온라인 신발매장 자포스닷컴을 인수해 판매 상품 종류를 늘렸다.또 e북 단말기 ‘킨들’의 판매도 성공적이었다.

◆데커스 아웃도어(EPS 증가율 48%,매출 증가율 41%)

데커스 아웃도어가 생산하는 어그부츠는 여전히 잘 팔린다.이 회사의 또 아웃도어 브랜드 테바도 인기다.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8억4300만달러로 경쟁사인 나이키의 190억달러엔 상대가 안되지만 주가는 90%나 급등했다.

◆넷플릭스(EPS 증가율 40%,매출 증가율 17%)

DVD 우편배달 체인 넷플릭스가 주가 상승과 배당 등으로 주주들에게 안겨준 총 투자수익률은 77%에 달한다.넷플릭스의 성공은 정보기술이 어떻게 우리가 엔터테인먼트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꿔왔는지 보여준다.최대 비디오·DVD 대여점인 블록버스터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동안 넷플릭스는 1500만명에 달하는 고객수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넷플릭스는 또한 우편요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홈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형태로 부상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현재 더 많은 타이틀을 온라인 서비스에서 제공하기 위해 할리우드 프로덕션 스튜디오들과 협상 중이다.넷플릭스는 애플이 최근 발표한 애플TV 신제품에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치포틀 멕시칸 그릴(EPS 증가율 41%,매출 증가율 23%)

맥도날드와 염브랜즈(KFC와 타코벨) 등 대형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지난해 매출이 모두 감소했다.그러나 멕시코 음식인 브리토 메이커 치포틀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가격을 올리고 새 점포를 121개나 열었다.덕분에 매출이 15억달러로 23% 급증했다.치포틀은 유기농 재료에 초점을 맞춰 ‘건강한 패스트 푸드’라는 명성을 얻었다.비록 초기 투자자였던 맥도날드가 2006년 기업공개(IPO) 후 치포틀의 다수 지분을 매각했지만, 맥도날드의 참여는 치포틀이 브랜드 명성을 얻는 데 기여했다.이 회사 주가는 맥도날드가 빠져나간 후 200% 이상 뛰었다.

◆코인스타(EPS 증가율 32%,매출 증가율 36%)

1991년 세워진 코인스타는 원래 대형 마트 등에서 셀프로 동전을 세는 키오스크 사업에서 출발했다.현재는 세계 각국에 6만여개의 소매점을 개설했다.이 회사는 또한 아케이드 게임과 선불 전화카드 등을 파는 기계도 보유하고 있다.코인스타는 지난해 무인 키오스크에서 1달러에 DVD를 빌려주는 사업을 하는 레드박스를 맥도날드로부터 인수했다.코인스타는 넷플릭스와 경쟁하기 위해 온라인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다.

◆트루 릴리전 어패럴(EPS 증가율 35%,매출 증가율 35%)

데커스가 어그부츠로 ‘대박’을 냈듯이 트루 릴리전도 유행을 타고 성공했다.트루 릴리전의 청바지는 한 벌당 350달러가 넘는 고가지만 노드스트롬과 버그도프 굿맨 등 고급 백화점들의 판매대를 차지하며 이미 경쟁이 심한 럭셔리 청바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규모가 훨씬 큰 경쟁사 리바이스 스트라우스의 매출(41억달러)이 지난해 전년대비 7% 감소한 반면 트루 릴리전의 매출(3억1100만달러)은 15% 늘어났다.높은 마진에다 비욘세와 린제이 로한,제시카 심슨 등 유명 연예인들이 즐겨 입어 홍보 효과를 누린 덕분에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과 일본 런던에 85개의 트루 릴리전 소매점을 오픈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