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잊어라.1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개선에 힘입어 2.5%이상 급등하며 산뜻하게 9월을 출발했다.

9년만에 월간 기준 최고 하락폭을 기록하며 마감한 전날의 우울함은 잠시 잊혀진 분위기다.특히 뉴욕증시는 전통적으로 9월에 약세장을 연출해 왔기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의 랠리를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일각에선 “더블딥(경기 회복 후 재침체)은 없을 것 같다”는 낙관론을 펼쳤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254.75포인트(2.5%) 상승한 10269.47로 마감했다.나스닥지수는 62.81포인트(2.97%) 오른 2176.84로,S&P500지수는 30.96포인트(2.9%) 오른 1080.29로 장을 마쳤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종목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뱅크오브아메리카(5.22%)와 캐터필러(4.4%) JP모건(3.8%) 등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S&P500지수의 10개 주요 업종도 모두 상승 마감했다.산업재 금융 어네지 업종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소위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변동성 지수)도 8% 이상 떨어졌다.VIX지수가 떨어진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종목별로는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코아가 철금속 가격 상승에 힘입어 2.9% 뛰었다.세계 최대의 상장 광산기업인 프리포트 맥모란 커퍼 앤 골드는 5.5% 올랐다.애플은 업그레이드된 TV를 선보인 후 2.97% 상승했다.버거킹은 인수 제안을 받아 협상중이라는 소식에 14.5% 급등했다.인터넷TV 서비스 사업 진출을 밝힌 아마존닷컴은 6.2% 올랐다.

이날의 강세는 미국과 중국의 지난달 제조업 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기 때문이다.개장 전 미국의 고용 조사업체인 ADP가 지난달 민간 고용이 예상과 달리 전월대비 1만명 감소했다는 실망스러운 결과를 발표했지만 중국 제조업지표 개선 소식에 뉴욕증시는 장 초반부터 강세로 출발했다.이어 발표된 미국 제조업 지표도 낙관론을 확산시키며 지수를 더 끌어올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 8월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는 전달 55.5에서 56.3으로 상승,전문가 예상치 52.8을 크게 상회했다.중국물류구매연합회(CFLP)가 발표한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전달 51.2에서 51.7로 상승하며 전문가 예상치 51.5를 웃돌았다.HSBC은행이 발표한 8월 중국 제조업 PMI도 51.9로 전월 49.4에 비해 2.5포인트 올랐다.중국 PMI는 지난 4월 55.7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넉달만에 반등한 것이다.

로버트 다이 PNC파이낸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좋게 나오고 다른 지표들이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고 분석했다.크로프트 밸류 펀드의 수석투자책임자(CIO)인 켄트 크로프트는 “기업들의 재무상태가 양호한 편이고 지금 시장엔 기업가치에 비해 훨씬 싼 값에 거래되는 주식들이 많다”고 말했다.

투자심리만 살아나면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퀸시 크로스비 프루덴셜 파이낸셜 마켓스트레티지스트는 “증시의 좀 더 분명한 방향은 이번주 후반 고용 지표가 나오면 알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2일(목요일)엔 미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3일(금요일)엔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과 비 농업부문 일자리수가 발표된다.

한편 미국 국채는 경기 둔화 우려 완화로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살아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기준물인 10년 만기 미 국채수익률은 0.1%포인트 상승한 연2.57%를 나타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