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 글라스하우스 호텔은 한동안 경제 부흥의 상징이었다.그러나 지금은 텅텅 비고 방치된채 아일랜드의 경제침체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경기침체 여파로 투숙객 수가 급감하면서 아일랜드엔 문을 닫거나 간신히 간판만 유지해 가는 ‘좀비 호텔’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 개발업자 리암 캐롤은 3년 전 아일랜드의 부동산 붐이 정점에 달했을때 더블린 서쪽 탈라트에 부티끄 호텔인 글라스하우스 호텔을 오픈했다.지금은 ‘캐롤 제국’의 상당 부분이 채권자들의 손에 넘어갔고 글라스하우스 호텔은 문을 닫았다.186개 객실이 있는 인근의 탈라트 크로스 호텔도 마찬가지다.

아일랜드호텔연합의 폴 갈라거 대표는 “마치 누가 끝까지 살아남는지를 보는 게임 같다” 며 “기업 고객 수가 줄고 불황이 지속되면서 호텔 업계가 엄청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10여년 간 지속된 부동산 붐속에서 아일랜드엔 최소 200개의 호텔이 새로 지어졌다.하지만 아일랜드 호텔들의 객실 점유율은 지난해 54%까지 떨어졌다.이는 198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엔 64% 수준이었다.아일랜드를 찾는 관광객 수는 올 6월 기준으로 지난 2년간 20%나 급감했다.

상당수 호텔들이 빚부담을 견디지 못해 이미 호텔을 폐쇄했다.그러나 다른 일부는 호텔을 폐쇄할 경우 그동안 받았던 세금감면 혜택만큼 되갚아야 하기 때문에 숙박료를 낮춰 근근히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아일랜드 호텔들은 최소 7년간 영업해야 감세 혜택을 받을수 있다.

아일랜드의 호텔들이 떠안고 있는 은행빚은 70억유로(90억달러)에 달한다.이는 객실 하나당 11만유로에 해당한다.아일랜드 2대 은행인 얼라이드아이리시뱅크는 호텔에 나간 대출의 60%를 요주의나 문제가 있는 ‘부실’로 분류하고 있다.아일랜드 호텔에 대한 최대 채권은행 중 하나인 영국의 로이즈뱅킹그룹은 아일랜드에서 철수키로 했다.

아일랜드 호텔업계의 위기는 아일랜드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반영한다.아일랜드는 2008년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혹독한 시련을 겪어 왔다.아일랜드의 국내총생산(GDP)는 지난 2년간 11% 감소한 이후 올해 간신히 1%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지난해 11.8%였던 실업률은 올해 13.3%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호텔업계에선 은행들이 대출손실 현실화를 꺼려 한계 상황의 호텔들을 ‘연명’시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갈라거 대표는 “호텔업계 전체가 살아남으려면 일부 호텔들은 문을 닫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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