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효과'에 힘입어 1190원 지지력을 시험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주말 미국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경기 전망이 크게 악화돼 (조처가)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발언해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완화시켰다.

이진우 NH투자선물 센터장은 "최근 서울 환시의 분위기는 1190원 아래로 푹 꺼지거나 1200원 위로 날아가기에는 그 어느 쪽도 쉽지 않은 장세"라며 "기본적으로 원달러 환율을 추세적인 하락이나 상승으로 몰고 갈 만한 수급이 뒷받침되지 않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버냉키 효과로 글로벌 증시가 한숨 돌리고 유로화도 반등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은 다시 1200원 돌파에 앞서 1190원의 지지력을 확인할 듯하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대외적인 호재에 하락 압력을 받겠지만 내림폭은 증시에 따라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버냉키 효과' 호재에도 불구하고 역외환율이 하방 경직성을 나타내고 CDS 프리미엄은 120대로 상승했다"며 "국제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회피심리는 분명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불안한 대외여건과 이벤트성 수요 기대에 하방 경직성 확인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엔고 대책과 유럽중앙은행(ECB) 정책회의, 미 고용지표 발표 등이 이번 주에 잡혀 있어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대형 M&A와 관련한 달러 매수세 기대 심리 등이 지지력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버냉키 의장의 추가 부양의지 발언과 더블딥에 대한 부정적 의견 등으로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급등세를 보였다"며 "일본이 엔고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하락 시도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동안 1200원대 진입에 번번이 실패한 탓에 시장 참여자들의 고점 인식 변화에 따른 달러매도가 늘어난다면 종가기준으로 1190원대를 밑돌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의 거래범위로 △신한은행 1186~1196원 △삼성선물 1185~1200원 △NH투자선물 1186~1193원 등을 제시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