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나 농산물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예상외로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선물부터 펀드나 파생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상품선물을 매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선물계좌가 있어야 한다. 국내 주요 선물회사들이 대부분 해외 상품선물 거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선물은 원유부터 비철금속(구리 아연 알루미늄) 귀금속(금 은) 농산물(옥수수 밀 대두) 등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레버리지(지렛대) 효과가 커 적은 증거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만 반대의 경우 손실 폭도 클 수 있다. 매일 정산되는 상품선물은 손실이 나면 곧바로 자금을 넣어 증거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또 달러를 기준통화로 하는 금융상품이어서 환율변동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이 같은 불편함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상품이 상장지수펀드(ETF)다. 현재 국내 증시엔 '히트골드'(금ETF)와 '타이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선물'(원유ETF) 등 두 종류의 ETF가 상장돼 있다. ETF는 소액으로 주식처럼 장내에서 매매할 수 있어 가격변동에 그때그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작년 11월 상장된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의 히트골드 ETF는 미국과 영국 증시에 상장된 금ETF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최근 금 가격이 하락하며 주가가 7700원대에서 6500원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하루 평균 2000주가량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원유ETF는 뉴욕 상업거래소의 WTI선물 가격에 연동되며 지난 2일 상장됐다. 최승현 미래에셋맵스 팀장은 "해외 ETF나 선물에 비해 거래비용이 싸고 매매단위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게 제일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장주식엔 거래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매매가 잦을 경우 오히려 비용부담이 생길 수 있다.

증권사들이 판매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조건에 따라 조기 상환이 가능하고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주 WTI원유선물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에 이어 이번 주엔 설탕선물과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를 판매할 예정이다. 만기 3년짜리 원금보장형 상품으로 최대 연 8.5%의 수익을 추구한다.

이외에 간편하게 펀드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원자재 · 농산물펀드는 크게 상품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와 에너지 혹은 농산물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로 나뉜다. 금 원유 비철금속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올 들어 상품가격이 급등하면서 환매가 지속된 와중에도 최근 3개월간 원자재펀드에는 402억원,농산물펀드에는 29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펀드수익률도 원자재 5.27%,농산물 9.89%로 높은 수준이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평균수익률은 5.46%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가격하락 등으로 대안투자 대상이 줄어든 가운데 상품선물은 훌륭한 분산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뿐 아니라 기관투자가들도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결국 상품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특성을 따져보고 본인과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