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에 읽어야 할 인문 · 경제학서
[Cover Story] "좋은 책은 배고픈 영혼을 살찌우는 양식"
이 밖에 여름방학에 읽어야 할 역사 철학서와 올해 출판돼 주목받고 있는 책들을 살펴 본다.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저,김영사 간)

이 책은 공리주의적 정의관과 자유주의적 정의관을 끌어와 우리가 시민으로서 살면서 부딪히는 어려운 질문들을 설득력있고 재미있게 풀어놓은 일종의 정의학의 개론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정의를 이해하는 세 가지 방식인 행복의 극대화, 자유 그리고 미덕의 추구를 대변하는 이론들의 장단점을 소개한다.

개인의 권리와 공익은 상충하는가에 대한 해묵은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신념을 분명히 하라고 권유한다.

물론 저자는 어느 한쪽을 분명하게 편들지는 않는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생들에게 명강사로 꼽히고 있다.

⊙진화경제학(마이클 셔머 저, 한국경제신문사 간)

진화생물학과 심리학 지식을 토대로 경제학의 기존 지식들을 버리고 새로운 이론을 정립했다.

저자는 기존 경제학이 권위를 잃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물리학'의 방식을 차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경제학은 오히려 생물학의 세계에 가깝다는 것.경제시스템이 질서정연하지 않고 관행이나 제도처럼 인간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산물에 의해 진화한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가의 역설이나 민중의 로맨스 제로섬 게임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심리학과 진화론을 통해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이야기(이영훈 저,기파랑 간)

우리나라는 민족주의가 강한 나라 중 하나다. 특히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이야기할 때 강조되는 것이 바로 민족이다.

식민시기를 지나오면서 두드러지게 된 민족주의는 하나의 국가이념으로 떠올랐고 역사를 보고 배우면서 기본적인 시각으로 민족주의를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의 21세기에서도 지배적인 하나의 이념으로 자리잡게 된 민족주의. 하지만 저자 이영훈은 단순히 민족주의라는 한가지 관점과 시각으로만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것을 비판한다.

오히려 '분별력 있는 이기심'을 본성으로 하는 '인간 개체'를 내세운다. 자유주의 시각에서 현대 한국사를 꿰뚫은 명저.

⊙대중의 지혜 (제임스 서로워키 저,랜덤하우스 간)

무작위로 선정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집단이 많은 돈을 들여 현명한 사람들만 뽑아 놓은 집단보다 문제 해결 능력이 더 낫다는 것을 증명해 보임으로써 대중들이 무식하다는 기존 관념을 부순 책.

'불안정한 개인' VS '지혜로운 대중'을 비교 분석하면서 세상을 이끄는 힘에 대한 심오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때의 대중이 한자리에 모인 시위 집단이나 시위군중과는 정반대편에 있다는 것이다.

각기 분산된 개인들이 투표를 하듯이 다양한 개인의 존재가 대중의 지혜의 원천이라는 것.

⊙야성적 충동(조지 애카로프 저 랜덤하우스 간)

경제사상가 존 케인스가 인간의 비경제적 본성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처음 사용한 용어인 야성적 충동의 실체와 중요성을 행동경제학을 기반으로 하여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

이 책은 집값이 영원히 오를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에서부터,자본시장의 자신감 붕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금융시스템을 좌우하고 있는 야성적 충동의 진면목을 설명하고 있다.

⊙이타적 인간의 출현 (최정규 저,뿌리와이파리 간)

이 책은 이기적인 인간이 왜 남을 돕고 협조하는 이타적 행위를 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인간의 이기심은 생물학적인 본성인 동시에 인간 행태를 탐구하는 철학 윤리학 경제학 사회학 등의 기본 전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로 이기심만 차리면 모두가 손해를 보지만 서로 협조하면 이득이 되는 상황을 게임이론을 통해 분석한다.

이러한 이타심이 경쟁력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오류를 알면 논리가 보인다 (탁석산 저,책세상 간)

일반적으로 논리학은 낮선 영역이다.

그러나 수학이 올바른 사고를 위한 뿌리라고 할 때 논리학은 언어로 표현되는 것들의 줄기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 논리학을 적용하는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지침서다.

일상적으로 범하는 오류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다루면서 독자들이 제대로 읽고 쓰고 생각하고 말하게 하는 힘을 길러 주고 있다.

⊙시장의 탄생 (존 맥밀런 저,민음사 간)

어떤 국가에서는 시장경제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그다지 큰 성과가 없는 이유를 분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시장 성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기존 주류 경제학이 간과한 시장의 설계에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장이란 그 자체가 지고(至高)의 선(善)이 아니라 불완전하지만 그나마 최상의 수단이라는 점을 깨우쳐 주고 있다.

⊙경제학 비타민(한순구 저,한경비피 간)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를 통해 복잡하고 어렵다고 알려진 경제학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개인적인 사생활이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미 알려진 사실들을 추가해 가미하여 재미를 더했다.

이 책 한 권이면 '경제학원론' 강의를 듣고 복잡한 경제통계를 파고드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정보와 지식을 획득할 수 있다.

⊙민족주의는 반역이다 (임지현 저,소나무 간)

제목부터 민족주의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도발적인 책.

저자는 특정 인종이나 땅,언어 등으로 묶는 식의 민족주의를 초월해 공통의 관심사와 보편적 가치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민족 개념을 제시하고 있다.

제목에서 느끼는 만큼 공격적이지도 않고,그렇다고 해서 일반 대중들 사이에 회자될 만큼 가볍지도 않다.

⊙상식 · 인권(토마스 페인 저,필맥 간)

미국의 대중으로 하여금 영국의 횡포에 반기를 들게 하고 독립 민주국가를 건설하도록 자극한 대표적인 책이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인들에게 독립과 공화국 수립을 촉구함으로써 아메리카 독립전쟁을 혁명의 차원으로 끌어올린 상식편과,인권의 관점에서 국가의 바람직한 모습과 역할을 논한 인권편으로 나뉜다.

⊙환경위기의 진실 (잭 홀랜더 저,에코리브르 간)

저자는 환경오염의 주범이 '빈곤'이며 지속 가능한 환경의 미래를 위해 핵심적인 필수 요건은,전 세계가 가난에서 벗어나 부유하고 자유스러운 민주 사회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왜 '빈곤'이 환경오염의 모든 것이라고 주장하는지 그 탐구 과정을 하나하나 보여주고 있다.

⊙문화의 수수께끼(마빈 해리스 저,한길사 간)

이 책은 힌두교도가 왜 암소를 숭배하고 유태인과 모슬렘은 왜 돼지고기를 싫어하는지,원시인들에게 전쟁은 왜 일어나며 그 전쟁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해준다.

또한 경제적 불평등의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인간 상호 간의 불평등한 지위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문화적 정치가 현대의 식민지적 상황에 의해 어떻게 변모되고 왜곡되어가는가를 보여준다.

서정훈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인턴기자(한국외대 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