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발간한 '자영업자 국세통계'에 따르면 2008년 말 과세 대상 자영업자 수는 421만명으로 2004년에 비해 17.9% 증가했다. 증가율이 낮긴 하지만 숙박업 자영업자도 이 기간 동안 5.4%,음식업자는 5.6% 각각 늘었다.

소득세를 내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국세청에 신고하는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실제 소득이 증가했다기보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국세청에 노출되는 소득이 늘어난 탓이라는 게 많은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이 적어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일부 자영업자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 것일 뿐 영업 여건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요즘은 1만원어치만 먹어도 신용카드를 내미는 사람들이 많다"며 "매출의 90% 정도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결제"라고 말했다. 그는 "매출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도 내야 하는 세금은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의 연령은 4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경기침체 등으로 조기퇴직이 늘어나면서 중 · 장년층이 퇴직 후 창업에 적극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40대 자영업자 비중이 32.9%(138만6000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대 28.5%(119만9000명),60대 이상 18.6%(78만3000명)였다. 반면 30대는 16.8%(70만5000명),20대 이하는 3.2%(13만5000명)였다.

여성 창업도 꾸준히 늘어 전체 자영업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35.6%에서 2008년 37.5%로 높아졌다. 특히 20대에서 여성 자영업자 비율은 44.1%를 기록했다. 남성의 비율이 높았던 건설업과 제조업에서도 여성 진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사업을 포기한 폐업자(71만5000명) 가운데 창업한 지 2년 미만이 45.9%(32만8000명)를 차지해 절반 가까이가 '창업 2년'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업과 소매업은 3년 내 폐업률이 각각 19.7%,15.7%인 반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제조업은 5.8%에 불과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