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자영업] 매출 줄었는데도 내야하는 세금 되레 늘어
소득세를 내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은 국세청에 신고하는 소득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의 실제 소득이 증가했다기보다 신용카드 사용 증가와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국세청에 노출되는 소득이 늘어난 탓이라는 게 많은 자영업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국세청에 신고한 소득이 적어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일부 자영업자들이 과세 대상에 포함된 것일 뿐 영업 여건이 좋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소규모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요즘은 1만원어치만 먹어도 신용카드를 내미는 사람들이 많다"며 "매출의 90% 정도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결제"라고 말했다. 그는 "매출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었는데도 내야 하는 세금은 늘어났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의 연령은 4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경기침체 등으로 조기퇴직이 늘어나면서 중 · 장년층이 퇴직 후 창업에 적극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40대 자영업자 비중이 32.9%(138만6000명)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50대 28.5%(119만9000명),60대 이상 18.6%(78만3000명)였다. 반면 30대는 16.8%(70만5000명),20대 이하는 3.2%(13만5000명)였다.
여성 창업도 꾸준히 늘어 전체 자영업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4년 35.6%에서 2008년 37.5%로 높아졌다. 특히 20대에서 여성 자영업자 비율은 44.1%를 기록했다. 남성의 비율이 높았던 건설업과 제조업에서도 여성 진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사업을 포기한 폐업자(71만5000명) 가운데 창업한 지 2년 미만이 45.9%(32만8000명)를 차지해 절반 가까이가 '창업 2년'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음식업과 소매업은 3년 내 폐업률이 각각 19.7%,15.7%인 반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제조업은 5.8%에 불과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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