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앙지법이 주가연계증권(ELS) 소송에서 증권사의 시세조종이 손실의 원인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금융회사의 투자자보호 책임을 폭넓게 규정한 판결로, 비슷한 이유로 손해를 봤던 투자자들의 추가 소송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어 상당한 파장(波長)이 예상된다.

ELS의 취약점은 기준으로 삼는 종목 1~2개의 주가에 따라 조기 상환일과 만기일의 수익률이 결정된다는 데 있다. 증권사가 자금을 돌려주려면 상환일 또는 하루이틀 전부터 해당 주식을 대량 팔아야 하는 만큼 시세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서울 중앙지법은 이번 건의 경우 증권사의 고의 또는 과실로 평가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상급법원의 판결이 주목되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ELS 투자자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시급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ELS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발행액이 지난 5월까지 8조7429억원에 달했다. 올 연간으로는 과거 활황기였던 2008년(20조6396억원) 수준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따라서 금융감독당국은 시세조종의 소지를 없앨 수 있는 다각적인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만기를 앞둔 ELS의 편입종목을 미리 공시하고, 현금이 아닌 해당 종목의 주식으로 상환토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차제에 편입종목을 시세조종이 어려운 대형주만으로 제한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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