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중소형 동네슈퍼 혼란
외국의 오픈 프라이스
미국이 오픈 프라이스 제도를 도입한 시점은 1975년.그 전까지는 미국도 소규모 유통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권장소비자가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했지만,이 제도가 '가격 거품'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폐지됐다.

권장소비자가격 의무 표시 제도가 폐지되면서 제조업체들의 '눈속임 마케팅'은 점차 자취를 감췄고,전반적인 상품가격도 하락했다.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된 유통업체들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한푼이라도 더 낮게' 가격을 책정한 덕분이다. 일부 유통업체들은 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려 '저가'로 치고 나오는 경쟁업체 전략에 대응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자동차를 제외한 상품에 대해 권장소비자가격 표시 여부를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유통업체의 힘이 세지면서 관행적으로 대부분 표시하지 않고 있다.

김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 부장은 "미국의 소매유통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계기가 바로 오픈 프라이스 제도였다"며 "경쟁업체보다 싸게 팔기 위해 물류 효율화 등을 통해 각종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형태로 권장소비자가격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권장소비자가격과 실거래가 차이가 과도한 품목에 한해 오픈 프라이스제도를 적용하는 것이다. 50% 이상 차이 날 경우 무조건 오픈 프라이스를 적용하며,33% 이상일 때는 도입을 권장한다. 권장소비자가격과 실거래가 차이가 33% 이하일 때는 권장소비자가격을 표시할 수 있지만 요즘에는 표기율이 많이 줄어드는 추세다.

이 밖에 영국은 침구류 등 권장소비자가격과 실제가격의 차이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이중가격 표시 금지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며,독일은 제조업체가 권장소비자가격을 정해놓고 유통업자에 대해 강요하는 행위를 '경쟁제한 금지법'으로 막고 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