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광고시장의 가장 특징적인 트렌드로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모바일 라이프를 소재로 삼는 광고들이 부쩍 늘어난 점이 꼽혔다. 또 취미를 통한 삶의 재충전을 반영하는 광고도 눈길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광고대행사 HS애드의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는 28일 올 상반기 광고 트렌드로 △모바일 라이프 △취미를 통한 삶의 재충전 △당당해진 20대와 젊어진 40대 △똑똑해진 소비자 △스포츠로 발산하는 열정 등을 제시했다.

탤런트 공유씨가 길거리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며 "전 세계를 손 안에서 공유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담은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Q' 광고,'로드뷰' 서비스로 지갑을 잃어버린 술집을 검색하는 모습을 그린 포털사이트 다음 광고 등이 모바일과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혔다. 대한항공은 스케줄 · 예약 현황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또 일과 여가의 균형,자기 발전에 금전적 · 시간적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도 광고에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오완근 HS애드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장은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자전거가 대표적 사례"라며 "삼천리자전거는 탤런트 한효주를 모델로 처음으로 기업홍보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워킹화 시장이 커지자 '프로스펙스W'는 슈퍼모델 이선진이 '11자' 보행을 유도하는 광고를 제작했고,'르까프'는 운동하며 "아임 해피"라고 외치는 탤런트 오윤아의 모습을 담았다.

'88만원 세대'라 불리던 20대의 주체성과 '노무족' '루비족' 등 젊어진 중장년층을 조명하는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알바 천국'은 패스트푸드점에서 근무하는 여대생이 '패티 뒤집기의 달인'에 오르는 모습을 그려 힘든 상황을 긍정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했다. 캐논코리아는 DSLR 'EOS 550D'의 TV 광고에서 "DSLR는 어렵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그보다 어려운 것들을 잘 하고 계십니다. 운전 자녀교육 그리고 요리 같은…."이란 내레이션으로 정보기술(IT) 기기에 익숙지 않은 40대에게 새로운 도전을 권유하고 있다.

오 소장은 "제품의 장점만을 나열하는 광고는 먹히지 않는다"며 "직접 체험한 것을 전달하는 테스티모니얼 마케팅이 광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래미안은 배우 이미숙과 신민아가 직접 래미안에서 72시간을 살아본 후 체험담을 전하는 형식을 택했으며,한국닌텐도는 탁구선수 현정화가 개그맨 유재석과 탁구 게임에 심취한 모습을 그렸다.

특히 올해는 개인이 스포츠 축제의 주인공이 돼 열정을 발산하는 광고가 늘었다는 지적이다. KT는 월드컵 4강의 주역인 황선홍 · 유상철 · 최진철 · 김태영을 모아 '황선홍 밴드'를 결성,월드컵 송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김연아와 빅뱅을 광고 모델로 샤우팅 응원댄스를 만들었고 응원용 앱 출시,응원댄스 UCC 페스티벌,단체응원전 등 온 · 오프라인을 연계한 광고에 나섰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올 상반기 광고 트렌드로 'CREATE(창조하다)'를 꼽고 △정보기술을 통한 연결성 증대(Connect) △재충전 (Refresh) △연령의 한계 극복(Age) △증언식 광고 증가(Testimonial marketing) △열정(Enthusiasm)을 담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 소장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남아공 월드컵으로 이어지는 빅 이벤트 때문에 소재가 다양하지는 않았지만,기술 발전과 주체적인 소비자의 모습이 광고에 담겼다"고 총평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