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의 법칙과 M&A (下)
투자원금의 두 배에 도달하는 기간을 산출하는 '72의 법칙'을 이용해 기업 인수 · 합병(M&A)의 득실을 계산할 때 중요한 변수가 있다. 인수대상 기업의 순자본에 웃돈을 얹어 주고 사들인 경우다. 대상 기업의 경영권 프리미엄이나 보유 기술의 가치,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고정자산 평가액 등을 감안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프리미엄을 얹어 기업을 살 경우 원금 회수기간은 어떻게 달라질까. 자본 200원과 부채 100원 등 총 300원의 자산을 가진 회사를 250원(순자본 200원+프리미엄 50원)에 인수한다고 가정해 보자.매년 자산 대비 10%(3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면 투자자금 대비 기대수익률은 12%(30원÷250원)다. 이 수익률로 72를 나누면 원금 회수기간은 6년이 나온다.

반면 순자본(200원)대로 이 회사를 인수했다면 원금 회수기간은 4.8년으로 줄어든다. 72를 15%의 수익률(연간 30원 수익÷투자액 200원)로 나눈 수치다. 비싸게 사면 원금 회수기간이 길어지고,그 기간만큼 투자위험이 증가한다. 이쯤 되면 인수금액이 싼지 비싼지를 가늠하는 잣대가 궁금해진다.

최근 중국기업들이 해외기업을 M&A한 사례를 보자.지난 4월 페트로차이나가 46억달러를 투자해 캐나다 싱크루드의 대주주가 됐다. 앞서 3월엔 지리(吉利)자동차가 볼보를 18억달러에 인수했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중국기업의 해외 M&A 규모가 총 300억달러에 육박할 정도다. 금액이 크니 중국기업이 해외 기업을 비싸게 샀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인수가격이 비싼지 여부를 따질 때는 전체 시장규모와 인수대상 기업의 성장성을 감안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기업의 원금 회수기간은 인수대상 기업의 매출과 수익이 인수 이후에도 변함없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를 수 있다. 중국기업이 같은 회사를 300원에 인수한 뒤 매출이 늘어 매년 60원의 수익이 발생한다면 수익률은 20%(60원÷300원)가 된다. 투자 회수기간도 3.6년(72÷20%)으로 줄어든다.

결국 중요한 것은 성장성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인수 이후의 회사 경영이다. M&A 전쟁에서 승리하더라도 인수 이후 실적이 신통치 않으면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주더라도 인수 후 더 나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면 '남는 장사'를 하는 셈이다.

김택중 딜로이트안진 상무 taekjkim@deloit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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