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소화용액 분출이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또다시 연기됐다.

우주발사체의 발사 연기는 세계적으로도 빈번한 현상으로 이는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 모든 과학기술의 총합이라는 우주개발 기술의 특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수십 번의 발사 성공 경험을 가진 우주선진국에서도 발사가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인도는 2001년 3월28일 GSLV 발사체가 액체엔진 부스터의 오작동을 자동제어시스템에서 감지해 발사 1초 전에 발사 중단됐다.

인도 GSLV 발사체는 2007년 9월2일에도 발사 카운트다운을 정상적으로 진행하다 이륙 15초 전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발사 중단하는 일을 겪었다.

일본도 2003년 9월27일 H2A 로켓이 로켓 자세계측장치(관성센서 유닛) 내의 전압변환기의 동작이 불안정해져서 오신호가 발생, 발사 직전에 중단됐다.

미국의 우주왕복선 엔데버호 역시 2009년 6월 13일 연료주입 지상설비 문제로 발사가 중단된 뒤 연료, 기상 등의 문제로 6차례 연기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유럽연합(EU)의 아리안-5 로켓은 2006년 2월 21일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지상 장비 이상으로 3일 후인 2월 24일로 발사연기됐고, 이어 위성회로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3월9일로 다시 연기됐다.

이후 아리안-5 로켓은 3월9일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된 상황에서 발사체 상단의 압력이 떨어져 세번째 발사 중단됐으며 3월11일 네번째 시도에서 발사에 성공한다.

이런 지연 사례는 발사 전까지의 어느 단계에서든지 이상 징후가 발생할 경우 반드시 점검하고 예방 조치가 마무리된 후에야 발사를 시도한 데 따른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발사 15분 전 수동이 아닌 자동프로그램을 통해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자동발사 시퀀스(Sequence) 시스템이 시작된 경우라도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발사 1초 전이라도 발사를 멈춘다"고 설명했다.

(나로우주센터<고흥>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