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시퀀스→페어링→ 이번엔 소방설비' 다음은?

'다음에는 무엇 때문에 난관을 맞을 것인가'


어느 때보다 기대를 모았던 나로호 2차 발사가 9일 오후 2시 이륙 3시간을 남겨 놓은 시점에서 발사대 주변의 소방설비 문제로 발사가 연기됐다.

이번 발사 이틀 전에도 나로호를 발사대 케이블마스트와 연결한 후 연결부위의 전기적 점검 과정에서 전기신호가 불안정해지면서 나로호 기립 작업이 수시간 지연되고 밤샘 점검 작업이 이뤄졌다.

케이블마스트는 발사체와 발사대시스템의 전기적 연결과 가스 공급 등을 위해 설치된 기둥 모양의 구조물로, 발사체 이륙 시 발사체와 분리된다.

지난해 8월 25일 1차 발사에서는 위성보호 덮개인 페어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위성궤도진입이라는 임무에 성공하지 못했다.

1차 발사 이전 지난해 8월19일에는 발사 7분56초를 남긴 시점에서 발사 직전 가동되는 자동시퀀스의 기술적 문제로 발사가 연기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번 2차 발사의 연기는 2002년8월 개발 사업이 시작된 이래 이미 6차례의 연기를 겪은 경험이 있어 더욱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게 우주로켓의 발사가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위원은 "우주개발 기술은 기계공학, 화학공학 등 모든 과학기술의 총합"이라며 "이 기술의 어느 한 부분만 잘못돼도 처참한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지적하고 있지만, 로켓 발사성공이 쉽지 않은 것은 먼저 복잡한 우주발사체 구조를 들 수 있다.

추진시스템(Propulsion)과 로켓 구조, 항공전자시스템, 분리시스템, 전기장비 시스템 등 로켓을 구성하는 많은 부분 중 하나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로켓 발사의 실패는 물론 심각한 물적·인적 피해까지 불러올 수 있다.

항우연이 1957∼2003년 사이에 발생한 우주발사체 비행실패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발사체의 추진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행실패 원인 가운데 추진시스템 관련은 66.2%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한 것.
추진시스템이란 가장 중요한 액체엔진 및 고체 모터를 비롯해 추력기, 동력장치(TVC), 연소실, 노즐 및 노즐밸브, 연료 및 산화제, 터보펌프, 점화 장치, 연소실 내부의 단열장치 등을 말한다.

우리 나로호와 같이 '처녀비행'을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도 추진시스템 문제로 발사가 실패한 비율은 56%로 가장 높았다.

미국 최초의 위성발사체인 뱅가드(Vanguard)의 경우가 이의 대표적 사례다.

뱅가드 발사체는 1957년 12월6일 발사에서 탱크 및 인젝터의 낮은 압력 때문에 연소실의 고온가스가 인젝터를 통해 연료시스템으로 새어들어 간 것에 기인해 발사 2초 만에 폭발했다.

두번째로 중요한 실패 원인으로는 나로호 등과 같은 2단형 이상 발사체에서 1,2단 및 페어링 분리 메커니즘에 문제가 있거나, 분리를 위한 전기적 연결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꼽히고 있다고 항우연은 분석한다.

분리 기술 문제는 전체 비행실패 건수의 12.6%를 차지한다.

세번째로 높은 비행실패 원인은 항공전자공학(Avionics) 기계장치 문제로 전체 원인의 10.6%를 차지했다.

여기에는 발사체 탑재 소프트웨어와 컴퓨터를 비롯해 회로 보드, 비행안전 관련 장치, 비행 및 유도 제어 장치, 내부 측정 장치, 텔레메트리 장치, 비행장치 등이 있다.

이밖에 ▲고체로켓모터 내부 구조, 모터 케이스, 점화기 하우징(housing), 각종 탱크, 단 연결구조, 페어링, 발사체 외피 등과 관계된 구조부문(4.5%) ▲전기연결 및 배선, 전력공급장치, 전력 릴레이 박스, 솔레노이드 등 전기장비(4.0%) ▲번개 등 기상환경, 통신의 문제 등과 관계된 기타 요소(2.0%)가 있다.

전문가들은 "로켓 발사 카운트다운 10초를 남겨두고도 문제가 감지되면 발사를 중지시킬 정도로 항공우주산업에서는 작은 결함이 천문학적 비용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로켓 발사에는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나로우주센터연합뉴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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