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우주로켓 나로호(KSLV-1)가 9일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

나로우주센터에서 쏘아 올려지는 나로호의 임무는 과학기술위성 2호(STSAT-2)를 지구 저궤도인 300~1500㎞ 상공에올려놓는것. 정확한 발사 시간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결정된다. ‘하늘 문이 열리는시간(launchingwindow)’에만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주내 각종 물질 및 타 위성과의 충돌을 피하고 위성이 궤도위에 올라가 태양빛을 잘 받을수 있는 타이밍을 말한다. 기상 조건이 충족돼야 함은 물론이다.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이처럼 인간이 통제하기힘든 자연 상황을 과학적으로 계산해 쏴야 하기 때문에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는 쉽지 않다.

◆발사조건 까다로워

위성은 태양에너지를 동력으로 하기 때문에 궤도 진입 후 위성 태양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버리면 자체 배터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임무수행이 힘들다.

따라서 발사 시간은 태양의 위치와 위성 궤도면을 계산해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대로 국한된다. 과학기술 위성 2호는 일식률 25%이하 조건에서는 초기 운용에 필요한 전력 여유를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에는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후 하루 동안 20% 이하의 일식률을 유지할 수있는시간대에발사한다. 올여름엔오후4시간 정도가 발사 시간대라고 항우연은 설명했다. 특히 이번달에는 발사 시간대가 오전 4시10분~8시45분, 오후 4시25분~6시45분으로 정해졌다.

기상 조건은 발사 순간을 전후해서는지상풍 평균 풍속 15m/s,순간 최대 풍속21m/s를 만족해야 한다. 발사체 자세가 흐트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나로호가 하늘로 올라선 다음에는 지상~고도30㎞ 지점에서 최대 풍속이 100m/s이하 여야 한다. 발사체가 대기권에서 날아가면서 측면 공기압을 많이 받으면 자세제어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 비행궤적주변 20㎞ 이내에 낙뢰가 없어야 하며 발사장 및 인근50㎞내에 비가 내리지않아야 한다. 무수한 우주물체와의 근접 회피분석도 중요하다. 실제로 지난 2월 우주공간에서 미국의 이리듐-33위성과 러시아 코스모스-2251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위성 무슨일 하나

발사성공 여부는 발사직후 9분만에 판가름나지만 위성이 제대로 안착했는지는 별개다. 위성과의 첫 교신은 발사 12~13시간 후쯤 가능할 전망이다.

정확한 교신 시간은 나로호가 위성과 분리되면서 마지막으로 보낸 궤도 자료를 받아 정해진다. 위성이 대전 상공을 지나는 순간 KAIST 지상국 안테나가위성을 향해 정보송신명령을 내리는데, 이때 위성이 그동안 수집한 데이터와 원격 검침 자료를 송신하면 성공한 것이다. 발사 13시간 후 첫 교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위성이 되돌아올 때 교신 기회가 다시 온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1t 이 넘는 실용위성과 달리 100㎏의 경량급이지만 첨단기능을 갖추고 있다. 위성이 제대로 궤도에 올라가면 103분에 한 바퀴씩 지구를 하루에 약 14바퀴 돈다. 2002년부터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와 광주과학기술원이 136억원을 들여 공동개발했으며 임무기간은 2년이다. 임무는 대기복사 에너지 및 지구전역대기수분량ㆍ강수량을 측정해 지구 온난화 및 기후변화에 대한 연구자료를 제공하는 것. 이는 주탑재체인 마이크로파 라디오미터 관측기가 담당한다. 메커니즘은 물체에서 방사하는 마이크로파 대역의 자연에너지(잡음신호)를 초광대역ㆍ저잡음ㆍ고감도 수신기를 이용해 지구의 밝기 온도를 측정함으로써 지구 수증기량ㆍ구름속 물 함유량 등 파라미터(변수)를 산출하는 식이다.

부탑재체인 ‘레이저 반사경’은 위성의 정밀궤도를 측정하는 임무를 맡는다. 지상국에서 위성을 향해 발사한 레이저신호는 위성에 설치된 레이저 반사경에 의해들어온 방향으로 되돌아간다. 이때 지상국이레이저신호의총 이동시간을 계산해 지상국과 위성간 거리를 측정한다.

이 밖에도 플라즈마에 자기장을 걸어미세한 추력을 얻어내는 플라즈마 추력기,디지털 태양센서,이중헤드 별 추적기,복합 소재 태양전지판 등 앞으로 실용급 위성에 활용할 수 있는 핵심 기술들이 탑재됐다.

외나로도(고흥)=이해성기자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