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 오전 아닌 오후 5시 전후 왜?

나로호 정확한 발사시간은 D-1일인 8일에도 확정되지 않은 채 오후 5시를 전후 정도만으로 알려져 있다.

왜일까?

우주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시간은 결정하는 일이 고차원 방정식을 푸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은 까닭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 이주진)에 따르면 우주발사체의 발사시기를 결정하려면 기상조건, 우주물체 위치현황 등 다양한 환경요인이 적용된다. 또 발사체와 지상 시스템의 준비 상황과 발사장의 기후 등 고유한 특성을 고려한다.

여기에 우주궤도에서 최적화된 위성 운용을 위해 발사 위치와 위성 궤도 등을 고려한 '발사 가능 시간대(발사 윈도ㆍlaunch window)'를 사전 계산하고 발사 운용 준비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우주 로켓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발사 조건이 있다. 바로 발사 당일의 기상조건.

기상조건과 더불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는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COLAㆍCOLlision Avoidance) 분석 결과다. 각국의 우주활동과 우주물체 간의 충돌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점점 더 그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우주로켓을 발사하기 위한 기상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과 낙뢰, 구름 등이다.

특히 지상풍은 강하게 불 경우 로켓 발사 시 자세제어 및 안정성 확보에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바람의 강도가 어느 정도 이하인 경우에만 발사결정이 내려진다.

상층부의 고층풍이 강할 경우에는 발사 시에는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발사체 비행 중 자세제어 및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낙뢰나 구름이 비행궤적의 20km 이내에서 발생할 경우 로켓의 전자장비 및 탑재체에 전기적인 손상을 줄 수 있어 발사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기상요소다.

이 밖에 온도, 습도, 강수 등도 발사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우주발사체는 '하늘이 허락한' 특정 시간대에만 발사가 가능하다. 이번 나로호의 발사의 시간이 오후 4시 30분 부터 6시 40분까지 2시간여로 펼쳐져 있는 이유다.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이라고도 표현하는 이 발사 가능 시간대는 사실 나로호에 실리는 인공위성에 의해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위성은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하기 때문에 궤도에 진입한 후 위성의 태양 전지판이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지구 그림자 속으로 들어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할 수 없다면 다시 태양을 바라볼 수 있을 때까지 자체 배터리를 계속 소모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발사시간에 따른 태양의 위치와 위성 궤도면을 사전에 계산해 궤도에 진입한 위성이 태양 에너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위성발사체의 궁극적인 임무는 위성의 궤도 투입뿐 아니라 투입된 위성의 정상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일식률 25% 이하의 조건만 만족되면 위성의 초기 운용에 필요한 전력 여유를 갖도록 설계돼 있다.

이번 나로호 2차 발사는 위성이 궤도에 투입된 후 하루 동안 20% 이하의 일식 조건을 갖도록 배려해 발사될 예정이다.

과학기술위성 2호의 경우 20% 이하의 일식 조건에서는 연중 약 2∼4시간의 오후 발사 윈도를 갖게 되는데, 여름에는 약 2시간으로 짧고, 그 이외의 계절에는 약 4시간으로 늘어나는 특성을 가진다.

발사 결정에는 우주물체와의 근접회피 분석 또한 필요하다.

1957년 최초의 인공위성 발사 이후 현재까지 6천개가 넘는 인공위성이 발사되는 등 지구 주위에 존재하는 우주물체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비록 질량이 아주 작은 물체라 하더라도 우주에서는 기본적으로 궤도 속도(초속 약 8km)가 빠르기 때문에 발사된 위성이 다른 우주물체와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경우 영향이 매우 크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2월10일 고도 789km의 우주공간에서 미국의 이리듐-33 위성과 러시아의 코스모스-2251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우주잔해가 더욱 증가된 상태다.

미국의 JSpOC(Joint Space Operation Center)는 직경 10cm 이상의 모든 우주물체를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약 1만2천개의 우주물체에 대한 궤도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는 이런 정보를 활용해 우주 발사체 발사 시 우주물체와의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함으로써 주어진 기준 거리 이내로 우주물체가 근접 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시간으로 발사 시간을 조정하고 있다.

따라서 발사 윈도가 열렸다 하더라도 우주 물체와의 근접 비행이 예상되는 순간은 피해 발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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