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마디아프라데시주 인도르시에 사는 리투 버마는 GS홈쇼핑(브랜드명 GS샵)이 지분 15%를 투자한 인도 홈쇼핑 채널 '홈숍18'을 시청하다 2700루피(7만원대)짜리 MI 듀얼심 휴대폰을 사기로 했다. 그는 퇴근한 남편 사우랍 삭서나와 상의한 뒤 남편이 직접 전화를 걸어 오후 7~8시께 배송해 달라고 주문했다. 며칠 뒤 택배가 도착하자 삭서나는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결제했다.

남편이 주문하고 배송도 저녁에 해 달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국내 TV홈쇼핑 고객 중 75% 이상이 여성인 것과 달리 인도 홈쇼핑 고객의 80%는 남성이다. 남성 중심 문화가 강한 인도에서는 많은 가정에서 남성이 경제권을 쥐고 있어 물건을 살 때도 아내가 남편과 상의한 후 남성이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낙경 GS홈쇼핑 인도사업부 부장은 "국내에선 주문량의 90% 이상이 생방송 중에 들어오지만 인도에서는 방송 중 주문이 들어오는 경우가 30%에 불과하다"며 "인기 제품은 주위 사람들과 상의할 수 있도록 15분씩 하루 3~4회 반복 편성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이 낯선 남자들과 얘기하는 것을 꺼려 저녁 배송시간을 오후 5시 이후로 따로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홈쇼핑의 인기상품은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등 소형 전자제품이다. 주고객인 남성 중심으로 방송을 편성하는 데다 인도 내 전자제품 유통망이 미비하기 때문이다.

국내 GS홈쇼핑 판매액 가운데 TV 냉장고 컴퓨터 등 가전제품 비중은 21%이지만,홈숍18에선 소형 전자제품으로 주로 구성된 가전 판매액이 54%에 달한다. 김 부장은 "인도에선 3만원 안팎의 진주나 금도금으로 만든 장신구도 인기"라며 "객단가는 5만원 선으로 국내(12만~13만원)의 40% 수준"이라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