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 회장은 31일 게재된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를 통해 10년 뒤 포춘 200기업에 들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FT는 박 회장이 해외에서 교육을 받고 국제적인 경험을 지닌 몇 안되는 재벌이라면서 두산을 소비재중심의 기업에서 중공업 위주로 변화시킨 장본인이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조직에서 신처럼 군림하기를 원하는 권위적인 다른 재벌과는 다르게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리더라면서 트위터 팬으로서 자신의 사생활을 거침없이 공개한다고 소개했다. 박 회장은 또 트위터 팔로워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등 색다른 행보를 보이기도 한다. 그는 "나는 기업 소유주의 한 사람이지만 전문 경영인이기도 하다"면서 "운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것을 거저 얻었다는 말은 불공평하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두산의 변화를 이끌면서 한국에서 구조조정 전문가로 통하고 있지만 불과 5년 전만 해도 다른 부패한 재벌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회계분식과 거액의 자금 횡령을 저질렀지만 대통령의 사면을 받은 바 있다. 박 회장은 "(과거는) 자랑스럽지 못한 것이 있지만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자신한다"면서 "우리는 지금 가장 투명한 회사 중 하나이며 경쟁력있는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주장했다. 두산은 위기를 기업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았다. 맥킨지와의 컨설팅 계약을 중단하고 글로벌 휴먼리소스시스템을 구축해 회사의 핵심 자리에 외국인 임원을 영입하는 변화를 꾀했다. 박 회장의 리더십과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두산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완전히 변화했다. 90년대말 외환위기 이후 두산그룹은 네슬레와 3M 지분을 매각했으며 핵심 사업이었던 OB맥주 지분도 정리했다. 대신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는 등 중공업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2006년에는 대형보일러업체 미츠이밥콕을 인수하고 다음해에는 밥캣과 잉거솔랜드 사업부를 사들이는 등 해외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내수시장에 기초하는 소비재사업의 한계를 느꼈다"면서 "글로벌 플랫폼의 대형 제조업으로의 포트폴리오 개편을 원했다"고 설명했다. 보스턴대학에서 MBA를 마친 박 회장은 당시 결정이 옳았다고 지금도 확신하고 있다. 박 회장의 목표는 두산을 2020년까지 포춘200기업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것이다. 두산의 매출은 190억달러로 이중 절반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한익재기자 ijhan@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