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은 비슷했는데 지금은 격차가 너무나 크게 벌어졌다. 한국의 발전 비결을 아프리카에 많이 전수해 달라."(아르만두 게부자 모잠비크 대통령)"

"한국은 아프리카에 영감을 주고 있다. "(도널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지난 29일자로 마무리한 '뉴이머징마켓 아프리카'시리즈를 위해 방문한 국가에서 기자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한국이 부럽다"는 말을 들었다. 자원도 없으면서 수십년 만에 세계 10위권 무역국으로 성장한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일이다.

아프리카 곳곳을 둘러보는 일은 고스란히 한국을 돌이켜보는 과정이었다. 그동안 '한강의 기적'이라는 말을 워낙 많이 들어와 상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국이 이 정도로 성장한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일이라 여기고,경제 개발을 주도한 세대의 공(功)보다는 과(過)를 더 많이 지적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1960~80년대 개발시기에 대한 이미지를 '비(非)인간적'으로 묘사하는 경향도 강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보고 느낀 것은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것과는 확실히 달랐다. 한국의 발전은 세계사에서 이례적인 것이었고 곳곳에서 찬사를 받고 있었다.

냉전 덕분에 미국 등으로부터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원을 손쉽게 획득할 수 있었던 측면도 있긴 하지만 한국 특유의 리더십과 '해보자'는 의식개혁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간 아프리카가 발전이 더뎠던 것은 게으르고 싸우고 부패한 그들의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스펀지 다리미부터 무거운 가구까지 짊어지고 뜨거운 태양 아래 늘어선 자동차 사이를 누비는 행상들을 보노라면 그들이 천성적으로 게으르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들은 다만 경제 발전을 위한 어떤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뿐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국가들은 한국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에게 유용한 경제성장의 '비밀'이 한국에 숨어 있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국의 사례를 참고해 그들만의 성장 스케줄을 만들고 싶어한다.

경제부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