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며 113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0.12%) 오른 1137.1원을 기록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오전 장까지만 해도 소폭의 내림세를 보였던 환율이 장 막판 반등한 것은 숏커버(매도한 달러를 되사는 거래)가 대량 공급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그리스 재정 지원 문제에 대해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입장이 엇갈리자 불확실성이 증폭돼 하락세로 출발했다. 그러나 미 하원의 건강보험 개혁안 가결 소식이 의료보험주와 제약주에 호재로 작용하며 지수 반등을 이끌었다.

이에 외환시장에서 1.34달러대까지 밀렸던 유로달러 환율은 뉴욕장 들어 1.35달러대로 올랐다. 시장참가자들의 위험자산 투자심리(리스크 테이킹)도 재개됐다.

밤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는 1136/1137원에 최종호가 됐다. 소폭 하락 마감한 역외환율은 반영해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 전날보다 0.7원 내린 1135원으로 출발했다.

환율은 코스피지수가 상승 출발한 영향으로 장 초반 1133.7원까지 빠르게 밀렸다. 하지만 이내 달러 매도세와 매수세가 모두 소강상태를 보이자 1134원선에서 정체하며 방향 탐색에 나섰다.

환율은 이후에도 좁은 박스권 안에서 횡보하며 등락 모멘텀이 될만한 재료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수출업체의 월말 네고물량이 출회하며 환율을 아래로 밀어냈지만, 그리스 재정문제 우려와 외국인 배당 역송금 수요 기대가 하단을 지지해 추가 상승도 여의치 않았다.

오후 들어 원달러 환율은 주식관련 공급 물량과 역외세력의 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오전 장보다 1원 가량 낮은 1133.2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후 한동안 1133원에서 수급에 따른 등락만 보였다.

환율이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장 막판이다. 환율은 숏커버와 역외 달러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위로 방향을 바꾸더니 1137.3원에서 장중 고점을 확인한 후 1137.1원에서 장을 마쳤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장 마감을 앞두고 숏커버가 대량 나왔다”며 “역외세력의 ‘사자세’도 나오면서 은행권들의 손절매수까지 겹쳐 환율을 위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1133원대에서 정유사 결제로 환율이 조금 상승압력을 받은 데다 역외 달러 매수, 숏커버까지 가세하며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시장참가자는 “박스권 장세여서 아래쪽이 안 열리니까 시장에 숏커버가 나온 것”이라며 “숏포지션 정리를 앞두고 커버하는 것이라서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15p 오른 1681.82를, 코스닥지수는 0.47p 상승한 526.60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증시에서 1441억원어치를 순매수,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353달러대를, 엔달러 환율은 90.30엔대를 나타내고 있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