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제약은 1983년 독립 법인으로 출발,피부계 전문 치료제 제약사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 붙이는 관절염 치료제라는 신영역을 개척한 '케토톱'은 DDS(약물전달시스템) 분야 부동의 1위다. 제2의 케토톱을 만들어 대형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태평양제약의 목표다.

케토톱 신화는 1994년 4월 첫 태동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관절염 치료제는 경구용 제품이나 일시적인 진통 완화 제품이 주류였다. 태평양제약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진통 소염 약물인 '케토프로펜'을 TDDS(Trans-dermal Drug Delivery System · 경피약물전달시스템) 기술에 주력하고 있었다. 피부 아래 관절 부위에 직접 약물을 전달,먹는 약의 단점인 위장 및 전신 부작용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

"캐내십시오!"라는 문구로 유명해진 광고도 소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케토톱만의 차별성을 함축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와 함께 구매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이미지를 구축,판매량을 껑충 뛰게 만들었다.

태평양제약은 광고와 함께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붙이기 쉽고 부드러운 제품 특징,소염진통제의 시원한 블루 컬러 포장 등 '관절이 행복한 이미지'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해 일반 파스와는 다른 관절염의 최고급 이미지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1994년 발매 이후 2002년 300억원,발매 10년째인 2004년에는 누적 매출 2500억원을 기록했다. 케토톱 덕분에 태평양제약은 연속 적자 기업에서 흑자 기업으로 거듭났다. 발매 당시부터 기술력을 인정 받은 케토톱은 세계 15개국에 특허를 냈고 아시아를 중심으로 9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의 많은 언론사 및 마케팅 조사 기관으로부터 히트 상품,마케팅 대상,브랜드 파워 1위를 휩쓸었다.

태평양제약의 성공적인 변신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고들고,이를 상품화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꾸준히 키워온 덕분이다. 케토톱은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상품 형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도록 개발됐다. 감성적인 광고로 효과를 본 것 역시 이 같은 고민에서 비롯됐다.

이우영 태평양제약 대표는 "케토톱 신화는 전 임직원들의 고객 지향 마인드에서 탄생했으며 사내 네트워크를 통해 시장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각종 아이디어와 개선점을 현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업 문화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