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스타 꿈꾸다 진정한 기회 놓쳐
[Cover Story] 스타보다 성실한 보통사람이 성공 가능성 더 높다
김연아와 같은 스포츠 스타든,소녀시대와 같은 연예인 스타든 스타는 화려하다.

빛이 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렇게 밤하늘의 별과 같아서 ‘스타’라고 한다.

그러나 스타가 되기까지 길은 험난하다. 스타가 되고 나서도 인기가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한다.

팬들의 주목을 받지 못해 다른 길을 선택해야 할 때는 뭘해야 할지 막막하다.나락으로 떨어진 기분이 든다고 한다.

별은 밤하늘에서는 영롱하게 빛나지만 해가 떠있는 낮에는 아무에게도 눈에 뜨이지 않는다.

스타도 이와 마찬가지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를 목표로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이런 스타의 명암에 대해서도 정확히 현실을 알아야 한다.

⊙ 8년 연습생활 후 데뷔,그것도 운 좋은 편

최근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가요 시장을 휩쓸고 있는 2AM의 조권은 무려 8년 동안이나 연습생 생활을 했다.

많은 연예인들이 조권 만큼 길지는 않지만 짧게는 1~2년,길게는 5~6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친다.

연습생 기간에는 월급이 나오지 않아 생계 유지가 안 된다.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집안에 의지하는 힘든 생활을 해야 한다.

연예인으로 데뷔할 수 있다는 것만도 큰 행운이다.

연습생 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두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모두가 자신이 슈퍼스타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다.실패한 사람에게는 마땅히 다른 일자리도 없다.

이런 얘기는 그나마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진 대형 연예기획사에 해당되는 얘기다.

우리나라 연예기획사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하다.자본금이 수십억원만 되도 양호한 수준이다.

연예기획사는 사람 장사여서 자금을 얼마나 투자할지는 기획사 마음이다.

자본이 열악한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는 성공하기 전까지 작은 사무실 하나 차려놓고 사업을 한다.

연예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들을 이용해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있다.

‘길거리 캐스팅’ 형식으로 접근하는 곳도 있고,말도 안되는 오디션을 치르기도 한다.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연기 강습,방송사 로비 등을 명목으로 몇천만원씩이 필요하다는 곳도 있다.

연예지망생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훨씬 초과한다.그래서 연예지망생들은 ‘노예계약’이라고 불리는 계약서 작성도 마다하지 않는다.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잘 생기고,예쁘고,노래 잘하고,춤 잘 추는 애들이 널려 있는데 굳이 몇 명에 목숨 걸 이유가 없다.

다만 이미 들어간 마케팅 비용이 헛돈이 되지 않을지 걱정될 뿐이다.

⊙ 세리 키즈 탄생? 그보다 몇 배 많은 좌절

최근 미국 LPGA에서는 한국 여자골프 선수들이 우승을 밥 먹듯이 한다.

이른바 ‘세리 키즈’다.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것에 영향을 받아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운 학생들이다.

이들 중에는 신지애 선수처럼 집이 가난하고 어머니의 교통사고 보험금으로 밑바닥에서 정상으로 일어선 경우도 있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꿈과 용기를 심어준다.

‘하면 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1960~1970년대 경제성장기에 우리 아버지 세대들이 세계를 향해 보여줬던 은근과 끈기를 지금은 이들이 보여준다.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뿐 아니라 동양인이 불리하다고 알려진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우리나라가 괄목할 만한 실적을 보여준 것도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그들의 영광 뒤에는 많은 운동선수들의 좌절이 있다.

골프 선수로 성공하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쇼트트랙 등에서 국가대표로 뽑히기는 얼마나 어려운가.

이들은 재능 뿐 아니라 경제력도 뒷받침이 돼야 한다.

자녀를 여유 있게 골프선수로 키우기 위해서는 강습비,대회 출전비 등으로 연간 5000만원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한다.

다른 운동도 많건 적건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

운동선수로 성공하면 개인에게 영광이고 집안을 일으켜 세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운동선수에 올인 하다가 실패하면 세상살이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운동선수들은 공부보다는 운동에 올인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성적 지상주의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한다면? 공부를 소홀히 하고 운동에만 집중했다가 나중에는 다른 직업을 구하기도 힘들어진다.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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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가 엄청난 돈을 버는 이유는 뭘까?

승자독식의 연예·스포츠 시장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중 슈퍼스타는 엄청난 부와 명예를 누린다.천문학적인 액수의 연봉을 받는다.

그러나 그 아래 대부분의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은 근근이 살아간다.

이런 분야는 잘 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이 ‘20% 대 80%’이 아니라 ‘1% 대 99%’의 사회다.

일반적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는 능력이 있는 사람과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연봉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

보험 영업이나 자동차 영업을 아주 잘해서 영업 왕에 오른 사람들의 연봉은 최고 수준이 10억원 정도다.

보통 영업맨들의 평균 연봉은 5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최고 연봉 수준은 약 20배 정도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회사원이나 정비공도 같은 연령 대의 연봉 차이는 고만고만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는 다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이는 스타가 존재하는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슈퍼스타가 나타나려면 우선 평범한 사람 여럿이어도 탁월한 재능을 가진 한 사람을 당해 낼 수 없어야 한다.

둘째로 아주 많은 사람이 스타의 서비스를 싼값에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극장에서만 감상할 수 있었지만 녹음기술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음반으로 대량 발매된다.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보다 절반 정도 잘하는 농구선수의 경기를 서너 번 보는 것보다는 조던의 경기를 한 번 보는 것이 훨씬 낫다.

또 조던의 경기는 케이블TV 등으로 누구나 값싸게 볼 수 있다.

반면 일반 회사원은 아무리 뛰어나도 그의 서비스를 소비하는 사람이 한정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카고대의 셔윈 로젠 교수는 이처럼 1등은 엄청난 보상을 받는 반면 차점자는 훨씬 작은 보상을 받는 승자독식(勝者獨食)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슈퍼스타 경제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스포츠나 연예계에만 슈퍼스타가 있는 것은 아니다.

TV와 정보기술(IT)의 발달에 따라 종교인,학원 강사,전문 경영인,의사,변호사 등의 영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