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흐름을 좇아가기만 해서는 수익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주가가 하락할 때 주식을 사고 상승할 때 파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해야 합니다. "

많은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면 주식 투자의 비중을 높이고 주가가 내리면 주식의 비중을 낮춘다. 주가가 상승할 때 수익률을 높이고 하락할 때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관석 신한은행 WM(Wealth Management)사업부 재테크팀장은 "오히려 이 같은 투자 방식이 수익률을 떨어뜨리고 손실을 키우는 지름길"이라며 "역발상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팀장의 논리는 다음과 같다. 주가가 상승하는 것을 보고 주식 투자를 할 경우 주가는 얼마 안 가 상승세가 둔해지거나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 반대로 주가 하락세를 확인하고 주식을 팔 경우 주가는 이내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될 수 있다. 결국 주가가 상승할 때 주식을 사고 하락할 때 주식을 팔면 '고점 매수,저점 매도'가 되기 쉽다는 것이다.

이 팀장은 "올해 주가는 단기적으로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겠지만 장기 추세로는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며 "하락기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등락을 거듭하는 시장 상황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방법으로 '금액 가중 분할 투자'를 권했다. 이 팀장은 "금액 가중 분할 투자란 주가의 하락 폭에 따라 투자금액을 결정해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방식"이라며 "주가 하락 폭이 클수록 투자금액을 늘리고 하락 폭이 작을 때는 소액을 투자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립식 펀드로도 금액 가중 분할 투자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적립식 펀드는 매달 정해진 시기에 정해진 금액을 불입해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일부 상품을 빼고는 시장 상황에 따라 불입을 중단했다가 재개할 수도 있고 불입금액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주가 하락기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매도는 언제 해야 할까. 이 팀장은 "목표 수익률을 정해 놓고 정해진 수준에 도달했을 때는 환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펀드 투자의 목표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의 2~3배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근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후반이므로 10~15%를 펀드 투자의 목표 수익률로 잡으면 된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모든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폭락하자 분산 투자를 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있는데 여전히 분산 투자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산의 종류를 안전자산,투자자산,대체자산 등 크게 3가지로 나누고 각각에 일정한 금액을 투자할 것을 권했다. 안전자산에는 예금,적금,채권 등이 포함되고 투자자산은 주식,펀드 등이 해당된다. 대체자산은 금이나 원자재 관련 상품을 뜻한다.

이 팀장은 3가지 자산의 표준 포트폴리오로 △안전자산 50% △투자자산 30% △대체자산 20%를 제시했다. 그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을 때는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지만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한번 정한 포트폴리오는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체 자산의 30%를 주식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올라서 주식의 비중이 30%를 초과했다면 초과한 만큼을 다른 자산으로 옮겨 다시 주식의 비중을 30%로 맞추라는 것이다. 그는 "주식에서 수익이 나면 은행 예금에 들어가 있던 돈까지 주식에 넣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그렇게 할 경우 주가 하락 시 손실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전망이 다른 나라에 비해 밝다고 보지만 지나치게 국내 펀드 위주로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국내 주식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며 "국내 주식 일변도로 투자하는 것은 분산투자 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10년간을 살펴보면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연도별로 엇갈리게 나타났다"며 "해외 펀드의 비중도 40% 정도는 유지해야 국내 펀드에서 손실이 났을 때 만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펀드 중에서는 중국과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브릭스(BRICs) 펀드를 추천했다. 최근 이들 국가의 주가도 단기 변동이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 성장성이 높은 국가는 역시 브릭스라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지난 25일부터 시행된 펀드 판매사 이동제와 관련,수수료보다는 사후 관리 서비스와 직원들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판매사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모든 펀드 가입자에게 이메일로 수익률 등 운용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보내주고 목표 수익률과 위험 수익률에 도달했을 때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환매를 권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3개월에 한 번씩 은행 직원이 고객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 자산 운용에 관해 상담해 주는 서비스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