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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판지 등의 포장박스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대부분 그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를 궁금해 할 뿐이다.

하지만 ㈜지즐(대표 이정호 · www.an.co.kr)은 남들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 골판지 상자 하나로 회사 설립 5년 만에 당당하게 강소기업 반열에 올랐다. 일본에 100% 출자한 해외법인까지 있으며,올해는 영국 진출을 위한 사업팀도 가동 중이다. 지난해에는 100만불 수출탑도 받았다. 원자재 가격 인상,글로벌 불황의 여파로 시름이 깊은 포장재 업계에서 이 작은 기업의 성공신화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은 설립 첫 해부터 업계 최초로 일본시장 진출을 시도했다는 데 있다. 국내시장은 이미 대기업 중심의 재편으로 레드오션 시장이 됐다는 판단에서다.

이정호 대표는 우선 해외 바이어나 무역대행사를 거치는 전통적 무역방식 대신 온라인 무역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도구로 직접 일본 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리고 고객발굴에서 주문접수,주문처리,고객관리,판매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시스템화해 업무효율을 극대화했다. 자연히 가격경쟁력도 높아졌다. 재활용이 쉬운 안전봉투,골판지를 이용한 안전봉투,무충격 박스 등 친환경 아이디어 상품 개발에도 최선을 다했다.

또한 배송되는 제품은 PP끈으로 묶는 대신 외형 박스로 포장해 상품의 파손을 최소화했다. 깔끔한 마무리와 완벽한 포장은 일본 고객의 까다로운 안목을 만족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즐은 이러한 노력으로 설립 1년 만에 4000여개의 일본 거래처를 뚫었다. 현재 일본 내 거래처 수는 6000여 곳으로 불어났다. 현지 법인 직원도 단 5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매출액은 4억엔 이상이다.

이 대표는 "설립 2년간은 자는 시간 빼고는 일만 한 것 같다"며 "동고동락한 임직원들의 열정과 땀이 지금의 성공을 이룬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해에는 영국에 잘 안착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며 "이를 통해 매출 20% 증가와 수출액 300만불 달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승현 기자 yangsk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