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일 인도를 방문,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올 1월부터 한국과 인도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발효된 지 얼마 안된 시점인 만큼 이 대통령의 이번 인도 방문은 양국간 경제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주요 재계인사들이 동행하는 것에서도 나타나지만 우리 기업들의 인도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미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삼성전자 LG전자 사례가 보여주듯이 인도는 광대한 시장규모에서도 그렇고, 유럽 등 다른 시장 진출의 전진기지 측면에서도 상당한 전략적 가치가 있다. 이 대통령의 이번 방문도 인도에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기업들을 지원하자는 것인 만큼 양국 정상회담이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우리의 신(新)수출산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원전만 해도 그렇다. 17기의 원전을 보유하고 있는 인도는 지금도 6기를 건설 중일 정도로 세계 최대 원전시장이다. 게다가 인도는 원자력발전 용량을 오는 2035년까지 10배로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프랑스 미국 일본 등과 함께 원전수출국으로 떠오른 우리 역시 당연히 관심을 갖지 않을 수없다. 원전수출을 위해서는 정부간 전략적 협력이 중요한 만큼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서 큰 성과를 기대해 본다.

CEPA 발효를 계기로 수출 투자 등 국내 제조업의 인도 진출을 더욱 용이하게 하는 것도 뻬놓을 수 없는 과제이고, 인도가 앞서 있는 소프트웨어 분야나 IT 인력교류 등의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들도 만만찮다.

우선 인도의 열악한 인프라와 규제, 문화 등의 차이에서 오는 장벽이 그렇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민주주의 국가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시장개혁 측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거 대기업들이 합작투자 형태의 인도 진출에서 쓰라린 경험을 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자칫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것도 인도시장이다. 이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서 이런 불확실성 부분을 얼마나 걷어낼지 관심이다.

선진국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인도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점도 변수다. 특히 일본은 우리의 경계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일본기업들이 인도 등 신흥국 시장 공략을 벼르고 있는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경쟁환경이 달라질 것인 만큼 기업들로서는 기술 품질 가격 등에서 경쟁전략을 재검토(再檢討)해야 할 것이고,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CEPA의 원활한 이행체제 등 무역과 투자 등에서 더욱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