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중소상생IT혁신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경남 남해안 일대의 중소 협력기업들을 방문해 경영자들과 면담하고 모기업과의 생산,물류 등의 업무에 관해 컨설팅할 기회를 갖게 됐다. 이 때 글로벌기업 또는 대기업들과 이들 협력업체와의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우선 이번 사업 과제 중의 하나인 '중소기업의 예비CIO 양성'을 진행하면서 많은 점을 느꼈다. BPR의 필요성과 방법론,ISP의 단계별 정보화 전략수립,목표 및 이행계획 수립 등에 관한 5일간의 교육 결과,차 · 부장급 이상의 직원들은 수료 후 교육내용을 그런대로 현업에 적용 할 수 있었으나,직급이 낮으며 경험이 적은 직원일 경우 교육 당사자들은 유익했지만 막상 현업에 적용하려니 많은 제약과 제한사항이 발견됐다.

올해 사업에서는 이런 사항들을 고려해 적어도 업무 경험이 10년 이상,직급은 과장급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BPR와 프로젝트 관리 교육 · 실습에 집중하고,교육 또한 한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실시해 '예비CIO 양성'이라는 목표에 부합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둘째로,이번에 모기업과 그 협력업체들 간 활발한 교류로 많은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비즈니스모델이 있었다. 필자가 참여한 조선업종의 경우 모기업과 협력업체들이 Group Value Engineering(GVE) 활동을 통해 설계단계부터 같이 참여해 원가를 절감하는 모습을 보고,이런 모-협 간의 동반 참여가 시너지효과를 증진시킴을 알 수 있었다. 앞으로도 상생IT혁신 사업이 이 같은 모 · 협 간 협업 또는 혁신 활동에 있어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낳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대 · 중소기업 협업 혁신에 있어 IT혁신전문가(IM)로서의 역할을 말하고 싶다. 이번에 상생IT혁신전략 수립을 지원한 약 40개의 협력업체 중에서 PI(Process Innovation)와 시스템 도입을 동시에 실시해도 될 만한 인적,기술적 인프라가 갖춰진 곳은 단 몇 개에 불과했다.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들은 우선 글로벌기업 또는 대기업에서 먼저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거쳤던 업무 개선 사례를 중심으로 먼저 접근하는 방법을 취해야 효과적일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다.

IT시스템은 기업이 IT전략수립 목표 및 이행계획을 적용하는 단계에서 무조건 혁신적,전사적으로 구현할 것이 아니라,해당 기업의 정보기술 수준과 조직문화의 수준 정도에 따라서 그 적용 방법론을 달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술적인 요소와 업무적인 프로세스를 잘 조화시켜야 IT시스템 구축 및 활용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조직 문화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는 이행계획 적용을 혁신적,전사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보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조직 문화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는 이행계획 적용을 점진적,부분적으로 해야 한다. △ 정보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조직 문화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체는 혁신적,부분적인 이행계획 적용이 필요하며 △정보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조직 문화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업체는 이행계획 적용을 점진적,전사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로 이런 점에서 경험 많은 노련한 IT혁신전문가(IM),특히 IT-IM의 역할이 중요하다. 업무 시스템을 구현해 본 경험이 많은 IT-IM이 중소 협력업체들의 정보기술 수준과 조직문화 수준을 참조해 그에 맞는 구현 적용 방법으로 잘 리드하고 모기업과의 업무 프로세스 개선에 있어 기업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조언자가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