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샀을 때의 뿌듯함과 설렘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들었던 중고차를 팔 때는 저마다 다른 방법을 찾아나선다. 중고차 매매상을 찾아 다니며 발품을 팔아 보기도 하고,인터넷으로 직접 매수자를 찾기도 한다. 이것저것 귀찮은 사람은 새 차 구입과 동시에 딜러에게 일괄 처리를 맡긴다.

중고차를 팔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쉬움이 남았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발품을 팔자니 번거롭고,편하게 처리하니 제값을 받은 것인지 찜찜하다. 인터넷에 매물을 올리면 전화에 시달리기 일쑤다.

중고차 매각의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자동차 경매'다. 자동차 경매란 중고차 보유 고객이 차량을 출품하면 경매장이 차량에 대한 성능점검 및 관리를 맡고,경쟁 입찰을 통해 중고차 매매업체가 원하는 차량을 낙찰 받는 유통 시스템이다.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미국 일본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되어 있는 중고차 거래 방식이다.

경매의 가장 큰 장점은 고가 매도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분당과 시화 두 곳에서 경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비스 자동차 경매장의 경우 경매에 참여하는 매매업체가 전국적으로 750여개에 달한다. 바꿔 말하면 750여개 매매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차량을 낙찰 받게 된다. 제값을 받기 위해 일일이 발품을 파는 것보다 효과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2009년 경매 낙찰 데이터를 살펴보면 낙찰가가 출품 고객 희망가 대비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장점은 거래의 투명성이다. 경매장에서는 출품된 차량의 정보는 물론 경매 처리 과정과 결과가 모두 공개되어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된다. 경매장에서 가격은 철저히 차량에 대한 평가의 결과물로 흥정이나 협상에 힘들일 필요가 없다. 매매업체로서도 경매장 전문인력의 성능점검 내역을 통해 차량 상태에 대해 믿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다.

세 번째 장점은 편리하다는 점이다. 인터넷으로 출품신청을 하고 명의이전 관련 서류만 준비하면 된다. 수도권의 경우 2만5000원에서 4만5000원 정도의 탁송료를 지불하면 경매장에서 차를 가져간다. 출품 및 낙찰 수수료 등 소요 비용은 경매 종료 후 낙찰대금에서 공제하면 된다.

이처럼 중고차 경매는 공정한 경쟁입찰 방식과 투명한 유통과정으로 중고차 거래 문화의 선진화를 앞당기고 있다. 특히 중고차를 사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보가 취약하고 거래 방식도 투명하지 못했던 중고차 매각의 경우 경매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체로 겨울철은 연식 변경 등 중고차 시장 전반에 변화가 심한 시기다. 올 겨울 중고차 시장에는 지난달 종료된 노후차 세제지원과 각종 신차 판매의 증가가 맞물려 예년보다 공급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에는 중고차 매도자와 매수자가 모두 만족하는 활기찬 중고차 시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글로비스 자동차경매장 부장 rjs3762@glovi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