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경제의 최대 관심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취해진 비상조치들이 철회돼도 경제가 위기 이전의 활력을 되찾을지 여부에 모아져 있다. 활력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체크 포인트는 금융시장 부동산시장 고용시장의 안정 여부다.

세계 경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하강세를 벗어나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금융 시장은 3개월물 미국 국채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간 격차인 TED스프레드나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 등 불안 지표들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 주택 시장의 대표적 지표인 S&P케이스실러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부동산 시장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호전되는 경기지표들이 각국 정부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에 의한 소위 '링거 효과'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아 유동성이 축소돼도 자생적으로 회복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각국 정부가 유동성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당분간 본격적 출구전략을 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고용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경우 하반기쯤에는 현재 제로 수준인 기준 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인플레를 우려하고 있는 중국은 시중 은행의 신규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하는 등 조심스레 유동성 회수를 타진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유럽과 일본은 상당 기간 팽창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주의도 여전히 새해 경제회복의 복병이다. 리스본조약으로 '유럽합중국'이 탄생하면서 통상 등에서 유럽의 입김이 거세지고,자칫 무역 보호주의로 갈등이 확산될 우려도 있다. 이미 유럽 쪽에서 환경이나 노동 등을 내세워 통상 압력을 가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위안화 절상을 놓고 벌인 중국과 미국 · 유럽 간의 공방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불균형 · 달러 가치 역시 올 한 해의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