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교체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올해 혹독한 '중간 평가'를 치른다.

미국에선 오는 11월 하원 의원(435명) 전부와 상원 의원(100명)의 3분의 1을 각각 뽑는 중간 선거가 열린다. 의료보험 개혁,아프가니스탄 증파,구제금융 등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했지만 오바마의 지지율은 최근 45~47%까지 떨어졌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해 상원에서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막을 수 있는 60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향후 입법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오바마가 '고난의 행군'을 할 가능성이 높다.

7월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도 하토야마 내각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중의원 선거에서 대승하며 5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지만 경기 침체와 대미 관계 악화, 정치자금 스캔들로 내각 지지율이 석 달 만에 71%에서 48%로 떨어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영국과 브라질의 정권 교체 여부도 관심사다. 오는 6월 예정된 영국 총선에선 14년 만의 정권 교체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공금 유용 스캔들로 집권 노동당 지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다만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다. 브라질은 야당인 사회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제 세하 상파울루 주지사의 지지율이 집권 노동자당의 딜라 호우세피 정무장관을 크게 앞서고 있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은 3선 금지 조항에 따라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팔레스타인 자치수반 선거와 이스라엘 총선도 향후 중동 정세에 미칠 영향력이 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편 올해 말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릴 제1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15차 총회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치열한 기싸움만 벌이다 어정쩡한 말잔치로 끝나 멕시코시티 총회에서는 구속력 있는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팽배하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