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축됐던 세계 자동차시장이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며 각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2010년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수립해 귀추가 주목된다.

토러스투자증권 채희근 애널리스트는 28일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2010년 전략과 신차계획' 보고서를 통해 "2010년 주요 업체들이 다소 공격적인 태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 들어 승승장구한 현대·기아자동차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의 경영 계획을 살펴보면 올해에 비해 감산완화와 마케팅 강화, 신흥시장 생산능력 확대로 요약된다"며 "신차 출시 계획을 보면 미국과 유럽업체는 중소형, 일본차는 하이브리드카와 고급모델로 나눠진다"고 판단했다.

자동차업체별로 살펴보면 올 한해 실적이 크게 악화된 일본 도요타의 경우 감산체제를 완화하는 한편 2012년까지 '코롤라'와 같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플랫폼(차체 뼈대) 공유화 등을 통해 연간 1000억엔 이상의 원가절감을 추진키로 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스파크(국내명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크루즈(국내명 라세티 프리미어)'의 현지 생산에 돌입하고 딜러망을 재정비하는 등 생산량 확대와 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 포드는 저가 소형차의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 내 생산을 확대하고, 독일 폭스바겐은 미국 현지 공장을 완공하는 한편 각종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어서 내년 글로벌 자동차업체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채 연구원은 글로벌 자동차업계 판도와 관련, 현대기아차에 대해 "올해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겠지만, 역성장이나 시장 수요 이하의 저조한 성장을 우려할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신흥시장 생산능력 확대는 2011년 이후에나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또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요 신차들이 해외시장에 본격 공급되며 견조한 점유율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다만 점유율 상승은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슷한 맥락으로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현대차의 해외 재고량 감소와 해외 현지공장의 가동률 상승으로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면서 "경쟁이 치열해져도 원가를 절감한 신차 출시와 공격적 마케팅, 신흥국 현지생산 확대로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현대차가 올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데 다소 부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삼성증권 한금희 애널리스트는 "현대차의 중고차 잔존가치가 경쟁업체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장기적으로 현대차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전략을 펼치는 한편, 사후수리(A/S)와 중고차 가격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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