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내에 있는 홈플러스 월드컵점이 전국 최대 대형마트로 비상(飛上)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홈에버 상암점에서 홈플러스로 새 단장한 후 1년 만에 매출이 급성장한 것.대대적인 리뉴얼 및 상품구색을 강화한 효과에다 인근 아파트 입주,월드컵경기장의 유동인구 증가 등에 힘입어 성장의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다.

27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월드컵점 매출은 2320억원을 기록,연말까지 24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홈에버 상암점 시절인 2007년(1840억원)보다 31% 늘었고,리뉴얼 공사로 6주간 문을 닫은 지난해(1700억원)에 비해선 4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올해 월드컵점은 홈플러스 114개 점포 중 1위였던 영등포점(올해 2150억~2200억원 예상)을 가볍게 제칠 것으로 보인다. 6년 연속 전국 대형마트 1위를 유지해 온 이마트 은평점(2400억~2450억원)과 비슷하거나 소폭 상회할 전망이다. 특히 경기불황으로 대형마트의 매출이 정체됐고,옛 홈에버 점포 32곳의 평균 매출 증가율이 20% 안팎임을 감안할 때 월드컵점의 약진이 돋보인다는 평가다.

월드컵점은 홈에버 시절에도 연간 18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대형점포였다. 마포 · 은평 · 서대문구 일대 주거지역과 가깝고 교통이 편리한데다,지난 10월 이마트 수색점이 들어서기 전까진 반경 4㎞ 내에 경쟁 점포가 없었다. 또 월드컵경기장 내 스포츠센터와 멀티플렉스(CGV),수영장 등과 복합 쇼핑 · 문화타운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취약한 상품 구색과 홈에버 노조원의 장기 농성으로 인해 상권 특성과 입지에 걸맞은 실적을 올리지 못했었다.

홈플러스는 월드컵점 인수 후 먼저 상품 구성을 공산품 위주에서 신선식품과 주방 · 인테리어 등 홈리빙 상품 중심으로 전환했다. 상품 종류를 30% 늘리고 본사에서 냉장식품의 온도를 파악하는 콜드체인시스템을 적용해 신선도를 높였다. 1000㎡(330평) 규모 가전전문관도 신설했다.

주차장에는 주차유도시스템(TIS)을 도입하고 계산대에 고객이 2명 이상 줄을 서면 바로 계산원을 추가 투입하는 등 고객 편의에도 만전을 기했다. 안명찬 월드컵점 점장은 "올 들어 상암DMC단지 입주가 본격화하고 경기장 주변 유동인구가 증가한 게 성장세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며 "내년 상암 2 · 3지구에 2900가구가 신규로 입주할 예정이어서 성장 가능성도 밝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5㎞ 떨어진 홈플러스 월드컵점과 이마트 은평점 간 전국 1위 점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은평점은 최근 3~4년간 매출 정체를 타개하기 위해 최근 영업면적을 30% 이상 늘리고 주차공간을 확충하는 리뉴얼을 단행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