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명 당 평균 1.5명 수준이지만,한국에선 훨씬 많은 2명입니다.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 중 40%는 제동장치를 제대로 밟지 않았거나 위험을 감지하지 못했지요. 한국에선 차량 안전장치를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

자동차 부품업체인 콘티넨탈의 선우현 오토모티브그룹 한국대표(왼쪽)와 오희근 섀시&안전부문 한국대표를 최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콘티넨탈은 독일 보쉬와 일본 덴소에 이어 세계 3위 부품업체로,첨단 안전장비와 타이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선 대표와 오 대표는 앞으로 디젤엔진 분야를 대폭 강화할 계획이며,한국에 연구개발(R&D)센터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한국에선 어떤 부품을 만드나.

"경기 이천공장에서 엔진 및 에어백,잠김방지 브레이크(ABS) 등의 제어장치를 생산하고 있다. 충북 청원공장에서는 계기판 센서 등을 만들고 있다. 이천공장에선 해외로 많이 수출한다. 두 공장에서 올해 1조원가량의 매출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GM대우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와 모두 거래하고 있다. "

▼ 대표적인 수출국은.

"의외로 이란에 대한 수출물량이 많다. 이란은 한 해 110만여대의 차를 만들면서도 글로벌 경기침체를 타지 않은 나라다. 현지에선 기아차 프라이드가 국민차 격인데,프라이드 계기판을 납품했던 덕분에 관련 부품을 계속 판매하고 있다. 한 해 수출 규모는 1000억원 정도다. "

▼ 국내 부품업체와도 경쟁할 텐데.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모비스,만도,한라공조 등과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 분야에선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관계다. 모비스 등 국내 업체에 상당량의 세부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한국 부품업계는 이미 글로벌 수준에 오른 만큼 전망이 밝다. "

새로 진출하는 분야가 있다면.

"한국을 비롯해 각국이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디젤 엔진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공장에서도 디젤 엔진의 전자제어장치(ECU)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국내 디젤 시장이 갑자기 커지지는 않겠지만,해외 수출용이 많을 것이다. "

▼ 친환경 부품 쪽도 강화하나.

"하이브리드카의 제동장치를 개발 중이다. 드라이 섀시와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에어 서스펜션 등을 생산 중인데,유해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부품 내 액체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 향후 부품업계의 주요 이슈는.

"크게 4가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본다. 대형 사고를 줄이기 위한 안전 장치,배기가스를 줄이는 친환경 기술,가격 경쟁력을 최우선 순위로 두는 저가차,복잡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지능형 차량정보 장치 등이다. 이 중 안전 장치의 개선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

▼ 판매확대 전략이 있다면.

"한국 시장은 중소형 차급인 C세그먼트 위주다. 가장 작은 A나 B세그먼트 시장이 커질 것이다. 이에 맞춰 최소 단위의 저가형 부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소형화 경량화 저가화를 추진하고 있다. 사망 사고의 70%를 예방할 수 있는 운전자 보조시스템 분야도 강화할 계획이다. "

▼ 한국시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2014년엔 650만대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급차 기술이 하위 차종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다. 10% 수준에 그쳤던 구형 쏘나타의 차체자세제어장치(ESC) 장착률이 신형에선 기본으로 바뀐 게 대표적인 예다. 국내 기술 수준이 매우 높은 만큼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국내 중소기업 인수도 가능한가.

"지금까지 시도한 적은 없지만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