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포드 등 수입차 업계가 '재고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신차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남은 물량이 별로 없어서다.

트레버 힐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25일 "A4 A6 등 인기 차종의 재고 물량이 동나 급히 본사에 추가 주문을 낸 상태"라며 "계약이 갑자기 늘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우디는 재고 부족으로 지난달 A4와 A6를 전달(426대)보다 9.6% 적은 385대 출고하는 데 그쳤다.

지난 10월 국내에 진출하면서 월 판매대수를 500대로 제한했던 도요타코리아는 계약이 급증하자 다음달 판매분을 앞당겨 출고하는 한편 본사에 물량 확대를 긴급 요청했다. 신규 계약자를 대상으로 출고 지연에 따른 이해를 구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도요타 관계자는 "중형 세단인 캠리를 지금 계약하면 내년 5~6월쯤 돼야 인도할 수 있을 정도"라며 "계약 요청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드의 신형 토러스 역시 지금 계약하면 내년 2~3월은 돼야 받을 수 있다. 초기 선적물량이 대부분 소진돼서다. 올 10월 중순 출시된 토러스의 계약대수는 이미 1000대를 훌쩍 넘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 여름만 해도 경기침체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본사 주문량을 축소했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이후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 재고가 부족해 졌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도요타의 국내 진출로 수입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도 판매를 견인한 요인이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연말 경기가 반짝 상승세를 보이자 수입차마다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라며 "지금 분위기로는 올초 수입차 판매 목표였던 5만5000대보다 많은 6만대 판매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