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손꼽히는 데이트 코스인 남산순환도로의 케이블카 출발지에서 도로를 건너 남산산책로를 따라 5분쯤 걸어가면 2층짜리 전통 한옥이 나타난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낮 한옥 안으로 들어서자 마루와 방으로 꾸며진 매장은 빈자리가 없었고,5~6명의 손님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시 소유의 '목멱산방'(사진)은 문을 연 지 3주밖에 안 됐지만 입소문을 타고 내 · 외국인이 몰려오면서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 목멱산방을 운영하고 있는 장경순 사장(44)은 "누구나 편하게 한국의 맛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열린 찻집'을 지향하고 있다"며 "뛰어난 시설에 비해 일반 식당보다 30%가량 저렴한 것도 인기 배경"이라고 말했다.

목멱산방은 남산을 찾는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전통미를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한옥 건설비만 15억원 들어갔고,인테리어 비용으로 1억원 이상 투입됐다. 십전대보탕,대추차 등 전통차가 주요 메뉴이며 식사로 비빔밥과 잔치국수가 제공된다. 비빔밥은 6000원,차는 4500원을 받는다. 식사를 한 뒤 차를 주문하면 차값을 1500원 할인해 주고,오전 11시까지는 모든 차를 2500원에 마실 수 있다.

남산의 시설물을 관리하고 있는 오순환 중부 푸른도시사업소 소장은 "남산을 찾는 외국인이 크게 늘고 있어 이들을 겨냥해 한국인의 프라이드를 보여주는 찻집으로 목멱산방을 만들었고,레스토랑 전문가에게 경영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장 사장은 남산순환도로의 외식명소로 꼽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촛불'과 한식당 '산채집'을 20여년째 경영해온 외식 전문가다. '촛불'은 국내 최초로 '프러포즈 카페'를 컨셉트로 내세워 젊은 연인들 사이에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산채집'은 보리 비빔밥 등 건강식으로 유명하다. 장 사장은 "한옥에 어울리는 격조와 품위를 살려 새로운 스타일의 한국식 카페를 선보일 것"이라며 "20여년간 레스토랑을 운영해온 노하우를 살려 목멱산방을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 명소로 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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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