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맥스 이경수 대표 "올해 화장품 8천만개 생산"

"한국 화장품의 품질은 수백개의 화장품 공급업체가 경쟁하는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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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공급업체인 코스맥스 이경수(63) 대표이사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국산 화장품 품질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유럽ㆍ미국 화장품이 전세계 시장을 점령한 현실에서도 고급백화점에서 자국 화장품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과 한국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어 "코스맥스는 올해에만 8천300만개 가량의 화장품을 생산했는데 수출된 제품을 제외하면 약 7천만개가 모두 국내에서 소비돼 여성인구로 따졌을 때 우리회사 제품만 연간 2-3개를 구입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화장품업체 125곳, 해외업체 25곳에 주문자상표부착(OEM)ㆍ제조자설계생산(ODM) 등의 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코스맥스는 올해 잠정매출 1천250억원으로 2007년 33%, 지난해 31%에 이어 37%의 전년 대비 성장률을 기록해 최근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3년 만에 두배 수준으로 규모를 키웠다.

특히 전세계 화장품 1위업체인 로레알의 관계자는 2003년 열린 홍콩박람회에서 코스맥스 제품을 보고 직접 본사로 연락을 해 이듬해 제품수주 계약을 맺었다.

코스맥스가 로레알에 납품한 마스카라는 첫해에만 300만개가 팔리면서 초기에 동남아로만 판매됐던 이 회사 제품이 미국, 유럽, 일본에도 유통경로를 넓혔다.

이 대표는 "로레알과 처음 계약할 때에는 이 회사 중저가 브랜드 한곳에만 납품했는데 지금은 럭셔리 브랜드 5개에 납품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중국 상해법인 매출을 제외하고 수출액이 최소 300억원에 이를 것 같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1992년 창업 후 연 1억2천만개의 화장품 생산시설을 갖췄으며 2004년에는 중국 현지 화장품업체의 요청을 받아 현지법인인 '코스맥스 상하이'를 세워 이 나라 백화점 유통경로를 통해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상하이공장에서 만드는 제품 원료는 한국에서 모두 가져간다"며 "10년 전만 해도 중국에는 화장한 여성들이 별로 없었는데 중국의 동해안 일대 경제도시들을 중심으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중국은 전세계 화장품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특히 상하이는 중국 내에서도 명품화장품의 거점도시로 인식되고 있어 코스맥스는 '메이드인상하이'를 표기한 자사 화장품을 현지 협력업체 80곳을 통해 베이징, 쓰촨 등 중국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그 밖에 2003년부터 거래를 시작한 세계 1위 생활용품업체인 존슨앤존슨의 공급업체 톱10에 선정됐으며 로레알의 슈에무라와 메이블린, 미국 화장품업체인 메리케이에도 납품하고 있다.

코스맥스의 성장은 아모레, 더페이스샵 등 주요 협력업체인 국산 화장품 업체들의 선전과도 맞물려 있다.

1945년부터 국내에 포마드, 크림 등을 판매해 온 태평양과 같은 역사깊은 국내 화장품업체의 뛰어난 기술, 최근 한류에 힘입은 아시아지역의 국가인지도 등이 같이 시너지를 내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은 최근 3년간 경기불황에도 매년 1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한편 정부의 화장품 규제 완화에 대한 필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의약품과 화장품이 서로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현실에 맞게 기능성화장품이나 건강기능성 식품을 종합적으로 아우를 수 있도록 법규가 보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코스맥스 상하이를 비롯해 제약업체 일진제약, 생활용품업체 쓰리에이팜, 화장품 용기업체 쓰리에이씨, 물류업체 TSM, 해외마케팅업체 쓰리에이지 등 5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전체 매출액은 1천850억원에 달한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