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한식세계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사업이 몇몇 특정 음식들에만 편중돼 있습니다. 진정한 한식 세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동안 소외됐던 수산물의 세계화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기획특집 '코리아브랜드를 높여라' 그 열네번째 시간으로 오늘은 수산물의 세계화 노력을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최근 각 방송사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 한식을 앞다퉈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진출에 성공한 음식들은 비빔밥과 갈비처럼 농산물이나 축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들 뿐입니다.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한국 음식점. 최근 이곳에서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으로 인해 한국음식을 접하는 것은 낯선 모습이 아닙니다. 육개장과 갈비탕, 비빔밥 등 대장금을 통해 소개된 한국음식은 이미 베트남 사람들 사이에서 드라마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원국 베트남 하노이 한식당 운영 "우리 한국을 굉장히 좋게 보는 것 같고 저희 식당도 손님 비중에서 베트남 손님이 80% 이상 되고 나머지는 한국손님과 일본 손님들 입니다." 이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난 10월 베트남에서는 한국과의 수교 17주년을 기념해 한국-베트남 음식문화 축제가 열렸습니다. 한류 열풍을 타고 그 열기는 뜨거웠지만 행사에 참여한 한국 음식들은 여전히 특정한 몇몇 음식들뿐이었습니다. 그 어디에서도 수산물로 만든 음식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일본에 진출한 어느 한식 전문 업체에서 인기 메뉴 다섯 가지를 선정했습니다. 일본에 레스토랑과 백화점, 푸드 코트에 총 35개 지점을 가진 이 업체가 제시한 인기 메뉴에도 수산물로 만든 음식은 없었습니다. 해외 진출에 성공한 한식 중 수산물 음식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수산업계가 수산물의 세계화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수산업계는 수산물 브랜드를 보편화 하는 작업부터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올 해 서울에서 열린 수산물브랜드대전. 우리나라의 각종 수산물 중 자체 브랜드를 가진 상품들이 전국에서 출품됐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는 안동간고등어와 풍천장어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입상작에 오른 브랜드마저도 일반인들에게는 대부분 낯선 것들이었습니다. 길거리 인터뷰1 길거리 인터뷰2 길거리 인터뷰3 정부도 수산물 분야에서 브랜드화가 부진했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박종국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장 "이때까지 수산물을 국가 브랜드로 육성한 시책들이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러시아의 캐비에르, 노르웨이 연어처럼 국가브랜드를 육성해 나갈 생각인데요. 첫째는 제주도 넙치. 완도 전복, 안동간고등어처럼 상품들을 키워나갈 생각입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수산물 브랜드가 보편화돼 횡성한우나 이천쌀처럼 일반 브랜드로 상품화에 성공할 경우 소비자 뿐 아니라 어민들의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심호진 한국어촌어항협회 회장 "광고를 통해 이미지를 올리는 공산품과는 달리 수산물 브랜드는 제품의 품질이 그 브랜드에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수산물 브랜드를 할 경우엔 어민들이 자기가 생산한 수산물의 제품관리를 잘 할 것이고 국민들은 그런 제품을 믿고 소비를 확대함으로써 어민들의 소득 증대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수산물 브랜드 작업과 함께 수산업계는 우리나라의 강점인 갯벌을 이용한 수산물 상품화 작업도 활발히 진행중입니다. 취재팀은 2년 전 검은 기름띠로 뒤덮였던 충남 태안의 한 갯벌을 찾았습니다. 기름띠가 걷힌 이 곳 태안에서는 굴의 종패를 배양해 바닷물 속에 담그는 새로운 방식의 양식사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 곳에서 한 달에 절반 이상을 바닷물에 잠겨 지내는 굴들은 2년이 지나면 무려 10cm가 넘는 통통한 굴로 성장하는데 현재는 이 같은 성체 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합니다. 민간업체와 정부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이 갯벌 양식 사업은 수산물 상품화의 성공적인 예로 꼽히고 있습니다. 박영제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소장 "그동안 갯벌 관리 측면에서 여러 가지 사업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생산적이지 못했고 폐사가 심해서 어민들의 손실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산성이 낮았던 갯벌을 국제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친환경 명품 수산물 산업 단지로 육성하기 위해 종합적인 이용방안을 마련하게 됐습니다." 정부도 천연 갯벌에 대규모 양식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종국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장 "어패류는 지금 현재 완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복특구가 만들어져 있거든요. 서해안 갯벌을 이용해서 해상양식을 성공적으로 해나가기 위해서 지금 갯벌을 대규모 양식단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서해안과 남해안의 방치된 갯벌을 이용해 갯벌의 수산자원을 명품 브랜드로 육성해 수출하기로 했습니다. 또 이 사업으로 오는 2014년까지 생산량은 2007년의 1.5배, 금액은 3배 이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김치와 비빔밥, 갈비만으로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이제 한계가 있습니다. 목표 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략 수립,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외식 시장 개척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지난 5월, 정부가 한식세계화추진단을 출범시킨 것은 늦었지만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박순연 농림수산식품부 한식세계화추진팀장 "우리 한식은 대체로 여러 잔치 행사에서도 보듯이 나누는 의미가 있습니다. 친지와 가족, 이웃과 음식을 나누는 문화를 세계인과 공유하면 한식 세계화가 국가 브랜드도 제고하고.."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이 미덕인 나라. 정부와 민간의 이 같은 노력으로 이제 김치·불고기와 더불어 굴과 전복, 김과 홍어 같은 우리나라의 수산물들이 세계인들에게 대한민국을 알리는 홍보대사의 역할을 하게 될 날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WOW-TV NEWS 이기주입니다. 이기주기자 kiju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