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사진)이 요즘 가장 크게 관심을 쏟는 사업은 동원홈푸드의 식자재 유통업이다. 그는 이 분야 국내 1위 기업인 아워홈 대표 출신인 김재선 동원홈푸드 사장과 자신의 수행비서를 지낸 문종석 전무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사업 진행상황을 챙긴다.

김 회장이 특히 눈여겨 보는 것은 농산물의 산지 직(直)구매다. 약 1만종의 음식재료를 급식장,음식점 등에 공급하는 식자재 유통업은 구매비용을 최소화하는 게 성공의 열쇠이기 때문이다. 농산물은 직구매로 중간 유통과정을 줄이면 구입비용을 15%가량 낮출 수 있어 농민(생산자),소비자(음식점주),식자재 유통업체의 '3자 윈-윈'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농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김 회장은 전남 강진에서 9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자주 접했다. 강진농고 시절 고교 은사의 영향으로 '바다의 꿈'을 찾아 부산수산대로 방향을 틀기 전까지 그가 꿈꿨던 진로는 농업이었다. 서울대 농과대학에 장학생으로 선발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최근엔 식량자원에 눈을 돌려 중국,뉴질랜드 등지에서 대규모 농업 · 목축업을 전개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동원홈푸드는 150여억원을 들여 경기도 시화공단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식자재 유통센터를 완공,지난달 말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6600여㎡(2000여평) 규모의 냉장 · 냉동시설과 함께 전 과정을 자동 전산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식자재 배송차량 77대가 동시에 상 · 하차 작업을 할 수 있는 기동력이 눈길을 끈다. 내년에는 충청 이남까지 커버하는 유통센터를 완공,전국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동원홈푸드의 올 예상 매출은 1750여억원으로 업계 8위 수준이다. 내년부터 동원F&B와 '덴마크우유' 등을 생산하는 동원데어리푸드 등의 통합 구매업무를 맡고,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에 대한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2012년까지 매출을 1조원대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문종석 동원홈푸드 유통본부장(전무)은 "김 회장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식자재 유통사업의 성장성을 무척 밝게 보고 있다"며 "음식점주들이 '동원'에 장보기를 맡기고 편안하게 새벽잠을 잘 수 있게 하라는 게 김 회장의 주문"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